겨울은 노인 건강관리에 가장 위험한 계절이다.

차고 건조한 날씨로 뇌졸중 심근경색 고혈압 동맥경화 같은 성인병과 천식 독감 등의 호흡기 질환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노인들은 보통 때보다 건강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이나 관절염 같은 질환도 겨울철에는 더 위협요인이 된다.

노인들의 "건강 취약기"인 겨울을 슬기롭게 넘길수 있는 요령을 점검해 본다.

◆ 뇌졸중과 심장병 =요즘처럼 낮에는 따뜻하다가 아침 저녁이면 추워지는 등 기온변화가 심한 때에는 혈관의 수축 및 이완조절이 약한 노인들은 위험하다.

올라간 혈압이 떨어지지 않아 약하고 굳어진 혈관부위를 터뜨리기 쉽기 때문이다.

담배를 피우고 혈중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이 높으며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을 보이는 경우에는 혈압과 혈당조절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충격적인 사실은 뇌졸중 환자 10명중 2명에게서 겨울철에 심장이상이 생긴다는 점이다.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이 있는 사람은 정상인보다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약 5배로 높아진다.

판막질환이 함께 있으면 17배로 급등한다.

따라서 심전도와 심장초음파검사로 심장기능을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심장질환이 있는 노인의 경우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피가 굳지 않게 하는 항응혈제 ''쿠마딘''을 쓴다.

3명중 2명의 비율로 효과가 있다.

아스피린을 대신 사용하기도 하지만 일단 뇌졸중이 발생했던 환자는 쿠마딘을 꾸준히 사용하는게 더 바람직하다.

특히 겨울철엔 남성노인이 여성노인보다 뇌졸중과 심근경색에 더 주의해야 한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흡연.음주 비율도 높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배만 불룩나온 남성형 비만도 겨울철엔 위험요인이다.

◆ 골다공증과 관절염 =이런 질환을 앓으면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을 당한다.

추위로 근육과 관절이 경직되고 혈관이 수축되면 관절염도 악화된다.

노인들의 골절은 쉽게 치료되지 않고 합병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골절을 막기 위해서는 겨울철에도 평상시 운동량을 유지해야 한다.

보온을 잘 한 상태로 걷기, 가볍게 달리기 등을 하는 것이 좋다.

체조를 자주 해서 굳어진 관절을 풀어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골다공증이 있는 노인들은 겨울철에 넘어지지 않는게 중요하다.

폭이 넓고 지지력이 좋은 신발을 신고 목욕탕에는 미끄러지지 않게 깔개를 깔아둔다.

골절을 예방하려면 앉았다가 일어날 때나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갑작스레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가벼운 맨손체조와 함께 칼슘 칼시토닌 비타민D 여성호르몬제제 등을 복용하는 것도 좋다.

척추에 압박골절이 생겼을 경우에는 안정을 취하면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거나 코르셋을 착용한다.

◆ 호흡기질환 =실내외의 기온차가 심한 데다 실내공기가 건조하고 담배연기 등으로 오염돼 있어 호흡기질환에 걸리기 쉽다.

더욱이 노인들의 기관지는 병원체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섬모의 기능이 떨어져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

따라서 가습기 실내분수 어항 화분 등을 놓거나 젖은 수건을 널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매년 1∼2월께 유행하는 독감에 대비해 예방접종도 받아둬야 한다.

백신을 맞으면 접종 후 약 보름 정도 지나 항체가 생기므로 내년초께 독감을 대비할 수 있다.

겨울철에는 천식도 심해질 수 있다.

실내 생활이 많아 집먼지진드기 같은 알레르기성 항원에 쉽게 노출되고 감기에 걸린 뒤 기관지가 예민해지거나 찬공기로 증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내의 먼지를 제거하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며 크로몰린 같은 예방약 겸 치료제를 미리 사용할 필요가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 도움말 주신분 =노용균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윤병우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