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범죄의 질도 악화되는 추세다.

대게 상습적인 보험사기단의 범죄가 많지만 최근에는 일반 서민들도 보험금을 타 내려고 범죄에 가담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사정이 나빠져 생활이 어려워지자 유혹에 빠져드는 것이다.

손해보험협회는 보험범죄대책팀을 가동한 지난 7월부터 10월말까지 1백여일 동안 86건의 보험범죄 신고를 접수받아 모두 1백76명을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안병재 손해보험협회 보험업무부장은 "실직, 주식투자실패등으로 상황이 어려워지자 손쉽게 ''목돈''을 벌기 위해 보험범죄를 일으키고 있다"며 "보험금이 범죄자들에게 빠져나가면 그만큼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보험범죄를 적극적으로 고발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보험범죄 사례=보험범죄 수법은 갈수록 지능화 집단화 폭력화되고 있다.

△사고차량 바꿔치기 △운전자 바꿔치기 △보험가입일자 조작 등으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자해 폭행 상해 자작극이 난무하고 있다.

심지어는 살인이나 자살교사 등의 비인간적 수법까지 동원되고 있다.

가족 전체가 보험사기단이 돼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최근 검찰은 채무자에게 보험에 들도록 한 뒤 ''자살이라도 해 보험금으로 빚을 갚으라''고 협박한 윤모(42)씨를 검거했다.

윤씨는 채무자에게 사고가 날 경우 보험금 수령자를 윤씨로 하는 보험에 들게 한 뒤 채무자에게 수시로 빚을 갚으라고 독촉해 ''사고로 위장한 자살''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 기동수사대는 지난 22일 50명에 달하는 다단계식 보험사기단을 검거했다.

대리운전기사 대학생 공익근무요원에 보험설계사까지 낀 이들 사기단은 경기도 수원 일대에서 음주차량과 여성운전 차량 등을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다.

이들은 고의적으로 교통사고를 내거나 사고가 나지 않았는 데도 상해진단서를 발부받는 수법으로 보험회사로부터 모두 95차례에 걸쳐 3억2천3백만원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교통사고를 위장한 보험사기단에는 부모와 형제,심지어는 사위까지 포함된 ''가족 사기단''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들은 서로 짜고 사고를 당했다고 신고해 보험금을 타 왔다.

자신의 팔이나 다리를 부러뜨린 뒤 차량에 부딪쳐 보험금을 타내는 사례도 적지 않다.

택시기사인 김모(40)씨는 장기보험에 가입한 후 신호위반 차량을 상습적으로 추돌,병원에 입원하는 방법으로 매번 7백만∼8백만원씩의 보험금을 타냈다.

김씨는 생활형편이 어려운 데도 도박에 빠져 빚이 늘어나자 이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대전시 동구에서 문구점을 하던 조모씨는 자신의 가게에 석유를 뿌린 뒤 불을 질러 3억7천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가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손보협회는 보험회사의 범죄추적이 강화되자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허술한 우체국이나 공제조합을 대상으로 한 보험범죄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대응=이같이 보험범죄가 급증하자 손해보험협회는 지난 7월 전직 수사경찰관으로 구성된 보험범죄특별조사반을 발족시켰다.

보험범죄신고센터(080-990-1919)도 개설했다.

보험범죄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20만∼5백만원의 포상금도 내걸었다.

손보협회는 특히 중대한 범죄에 대해서는 범죄자가 타갈 예정이던 보험금이나 환수된 보험금의 10%까지를 포상금으로 주기로 했다.

이와함께 각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보험계약정보 및 사고정보를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상습적인 보험범죄자를 가려낼 계획이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