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이후 5차례의 집단 휴·폐업을 일으키며 환자들에게 큰 불편을 겪게 했던 ''의약분업 마찰''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가 실시한 투표에서 의·약·정 합의안을 국회에 상정하자는 의견이 다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권쟁취투쟁위원회 소속 의사들이 투표과정에 반발,재투표를 주장하고 있어 의료계의 내분은 더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의사협회는 개원의와 의대교수 등을 대상으로 지난 20일 실시한 투표에서 의·약·정 합의안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국회상정에 대해서는 근소한 차이로 찬성하는 견해가 많았다고 21일 밝혔다.

의사협회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국회상정을 찬성하는 의견은 1만1천3백92명,반대는 1만1천1백45명으로 찬성이 2백47명 많았다.

의사협회는 찬성과 반대 간에 표 차이가 근소하고 의쟁투가 투표방식을 문제삼고 있는 점을 감안,22일 재검표를 거쳐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정상진료에 속속 복귀하고 있고 의쟁투가 또다시 강경투쟁을 벌이더라도 휴·폐업에 참여할 동네의원은 많지 않아 종전과 같은 심한 ''진료대란''은 더이상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사태 종식 가능성=가장 늦게까지 정상진료를 거부해 왔던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의 전공의들이 속속 정상진료 복귀를 결정하고 있다.

서울대와 연세대병원 전공의들은 22일부터 복귀키로 했으며 다른 병원의 전공의들도 절반 이상이 다음주 초부터 정상진료에 참여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의약분업 갈등과 관계없이 대학병원의 진료는 조만간 완전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투표의 재검표 결과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 경우에도 집단적인 휴·폐업 가능성은 거의 없다.

최소한 개원의들의 절반 가까이가 약사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하자는 데 찬성하고 있고 나머지도 반대는 하지만 휴·폐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쟁투도 종전과 같은 방식의 투쟁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의쟁투 관계자는 "그동안의 마찰로 환자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투쟁을 벌이더라도 ''친(親)환자적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의약분업 불복종 운동''을 벌인다는 뜻이다.

◆의료계 내분 격화=의쟁투는 투표의 공정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의료계는 의권쟁취투쟁위원회와 개원의 등을 중심으로 하는 강경파와 의사협회 시도의사회장단 의대교수 전임의를 축으로 한 온건파로 나뉘게 됐다.

의사협회는 "투표방식을 시도의사협회에 맡겼고 정상적으로 투표가 이뤄진 만큼 결과는 유효하다"며 "앞으로 국회 입법과정에서 미진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쟁투는 "마감시간 이후에 전화를 통해 공개적으로 한 투표는 무효"라며 투표결과 발표를 저지,발표가 22일로 미루어졌다.

이에따라 재검표에서 찬성의견이 많아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더라도 입법과정에서 의쟁투의 적지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정부 방침=보건복지부는 의료계가 의·약·정 합의안에 대한 최종입장을 보내오는 대로 향후 대응방향을 정리하기로 했다.

만일 의료계에서 반대의견이 나오면 이미 합의한 약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현행 법대로 간다는 것이다.

김도경 기자 infof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