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가 비자금 스캔들을 해명하는 자서전을 출간하자 자서전 내용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콜 전총리의 자서전"나의 일기 1998~2000"의 초록이 오는 27일 시판을 앞두고 주간신문 "벨트 암 존타크"를 통해 공개됐다.

이 자서전에서 콜은 자신이 기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의 주역으로 비난받고 있는 것은 부당하며,자신은 정치적 음모의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특히 콜은 기민당 지도부가 자신에게 비자금 스캔들의 모든 책임을 지고 정치적퇴진을 요구한데 대해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콜은 이 책에서 2백10만마르크(약 10억원)의 비자금을 받은 사실과,이것이 당의 재정규정을 위반했으며 당에 정치적 손실을 끼친 사실은 시인했다.

그러나 이 돈을 사적인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았으며 자금 제공자를 위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콜 자서전의 이같은 내용에 대해 집권당인 사민당과 야당인 기민당 모두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프란츠 뮌터페링 사민당 사무총장은 콜의 자서전은 새로운 내용도 없이 이전에그가 해오던 방식대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콜 전 총리의 비자금 스캔들을 조사하고 있는 폴커 노이만 하원조사위원장은"자신을 희생양으로 부각시키려는 콜의 노력은 자금의 출처를 밝히지 않는 한 실패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그의 자서전은 이미 조사위원회의 청문회에서 밝힌 내용보다 진전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98년 총선에서 패배할 때까지 25년간 기민당 당수직에 머물렀으며 16년간 총리를 지낸 콜은 지난해 11월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기민당 비자금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검찰 수사와 의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