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을 우려할 정도로 전반적인 소비가 위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계층의 무분별한 호화 사치는 도를 넘어섰다는 게 국세청의 판단이다.

특히 이들이 제대로 세금도 내지 않고 흥청망청대는 바람에 일반 국민들의 근로의욕이 떨어지고 빈부격차 확대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국세청이 소비활동에 지나치게 간섭한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호화·사치생활자와 조장업자들을 상대로 특별조사의 철퇴를 빼든 이유다.

국세청이 밝힌 일부 실태는 보통 서민들 처지에서 보면 완전히 ''딴 세상''이야기다.


◆고급카페 A업체(서울 강남구)=1백40평의 주차시설과 사업장 2백70평에 업주가 8억원을 들여 최고급 수입자재로 치장한 업소다.

유학생 등 부유층 자녀들과 연예인 등이 주 고객.

다이어트 케이크 1개 4만원,커피 1잔에 1만원 이상씩 받고 저녁에는 1병에 1백만원짜리 양주도 판다.

국세청이 추정하는 연간 수입금액은 12억원 정도.

그러나 업주는 올해 2억원만 신고,10억원을 누락시켰다.

98년이후 25억원을 탈루한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


◆유명시계수입 B업체(서울 종로구)=시계 도·소매업을 하는 업주 X씨는 본인과 아내 아들 명의로 10억원대의 상가를 사두고 98년이후 본인과 가족 해외여행을 37차례나 했다.

해외여행을 통한 전형적인 외화낭비 업자다.

이 업체는 유럽의 고급시계를 국내 유명백화점에 판매하면서 일부 고가품목은 원가의 10배이상,최고 1억원에 팔아 과소비를 조장해왔다.

특히 사는 사람들이 신분노출을 꺼려 현금구매하는 점을 악용,이 업체는 97년이후 수입금액 25억원을 탈루한 것으로 국세청은 분석했다.


◆고급가구판매 C업체(서울 강남구)=수입가구를 취급하면서 업주는 98년이후 20여차례의 사치 해외여행을 하는 등 호화생활을 하고 있다.

이 업주는 최근 40억원 규모의 건물까지 매입했다.

문제는 그동안 세금신고를 쥐꼬리만큼했다는 점이다.

구매자들이 신분노출을 꺼려 신용카드 대신 현금구매하는 점을 악용,현금판매분을 신고하지 않아 수입금액 21억원을 탈루했다.


◆수입 골프용품판매 D업체(서울 강남구)=골프 스키용품을 판매하는 업주는 20억원 상당의 호화주택에 살고 있다.

그는 97년이후 본인과 가족이 12개국에 무려 1백60여차례의 해외여행을 하면서 달러를 물쓰듯이 써왔다.

고급골프채 1세트당 6백만∼2천만원대에 팔면서 현금판매분을 신고에서 빼고 근무하지도 않은 자녀와 사위에게 1억2천6백만원의 월급을 준 것처럼 장부를 꾸며 수입금액 19억원을 빼먹었다.


◆고급 피부관리업소 E업체=전형적인 호화·사치조장업소로 지목됐다.

2백평의 호화 내부시설을 갖춘 고급피부관리실 2곳을 운영,부유층 여성및 유명연예인 등을 대상으로 얼굴과 전신피부관리를 해주고 있다.

예비신부관리코스는 3백만원까지 받았다.

이 업체 역시 연간 추정 수입금은 8억원이지만 신고금액은 1억원에 그쳤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