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가 8층짜리 러브호텔 때문에 주민들과 업주의 틈바구니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7월 서울 구로구 구로동 43의12에 들어선 러브호텔과 인접한 다솜아파트 주민들이 연일 이 호텔과 구청을 상대로 시위를 벌이는 등 실력행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아파트에서 1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러브호텔은 당장 철거돼야 하며 구로구청도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맞서 러브호텔 업주는 "구로구가 건물을 매입해 준다면 영업을 포기하겠다"고 응수하고 있다.

구는 수십억원의 예산이 드는 호텔 매입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구는 지난해 9월 호텔업주의 건축허가 신청서를 인근 주민의 집단민원을 우려해 반려했다.

그러나 업주가 행정심판을 통해 ''구청장은 건축허가 반려 처분을 취소하라''는 결정을 얻어내는 바람에 허가를 내주고 말았다.

주민들은 현재 매일 오후 3∼5시,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두차례 호텔 출입구를 지키며 감시활동을 펴고 있다.

구로구는 이로인해 또다른 마찰이 일어나지 않을까 마음을 죄고 있다.

구 관계자는 "주거환경을 고려할때 러브호텔이 사라지는게 바람직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물을 통째로 사기도 힘든 형편이라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강창동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