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왕시 청계산 자락에 자리잡은 청계사에 요즘 신도와 스님 등 하루 4천∼5천여명의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평소의 수십배나 되는 신도들이 운집해 절 입구부터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청계산 자락에 때아닌 인산인해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전설의 꽃 ''우담바라'' 때문.

지난 6일 새벽기도를 올리던 한 신도에 의해 발견된 우담바라 소식이 퍼지면서 전국 사찰의 스님과 신도들이 직접 보겠다며 이 절을 찾는 것이다.

우담바라는 모두 21 송이.

대법당에 보존된 세분의 부처중 맨 오른쪽 관세음보살의 왼쪽 눈썹 가에 오롯이 피어있다.

조금 떨어져서는 육안으로 관찰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세한 줄기가 마치 버섯 모양으로 솟아 올라 있다.

청계사 부주지인 성형 스님은 "우담바라는 법화경 등 경전에 등장하는 신성한 꽃으로 이 꽃이 피면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나타난다는 전설이 전해온다"며 "3천년만에 한번씩 꽃을 피운다는 게 불가의 전래"라고 설명했다.

물론 식물학적으로 규명된 것은 없다.

몇몇 식물학자가 찾아와 일부를 채취해 연구하겠다고 요청했지만 청계사 측이 ''신성한 징후''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청계사측은 불교학자들과 고명한 스님들의 고증을 거쳐 17일 ''우담바라 입제식''을 봉행했다.

이날부터 1백8일 동안 전국의 불자들이 참여하는 대대적인 법회가 시작됐다.

입제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하룻동안에만 5천여명의 불자들이 다녀갔다.

이 통에 청계사로 올라가는 4㎞의 산길은 물론 입구인 인덕원∼판교 국도변까지 차량과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입구에는 차량 통제를 위해 경찰까지 동원됐다.

청계사는 우담바라를 보려는 불자들이 줄을 서 1㎞의 장사진을 이루자 법당 앞 마당에 CCTV를 설치해 놓았다.

청계사 신도회 소속의 대원심(법명·54·여·경기도 안양시 비산동) 보살은 "이 절에 26년간 다녔지만 이렇게 많은 인파는 본 적이 없다"며 "우담바라는 길조의 상징이어서 앞으로 우리나라에 대운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담바라''라고 주장하는 꽃은 지난7월 대전 광수사에서도 발견됐었다.

특히 서울관악산 연주암도 17일 우담바라 9송이가 발견됐다고 발표,관심을 끌고 있다.

연주암측은 석가모니 부처님 오른팔에 5송이,좌대에 1송이,문수동자에 3송이의 우담바라가 피었다고 밝혔다.

연주암측은 지난15일 오후 4시30분 자송 큰스님이 깜빡 잠이 든 사이 대웅전법당에서 밝은 빛이 발하는 꿈을 꿔 확인 결과 우담바라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강창동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