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로 법정관리중인 거평그룹의 나승렬 전 회장이 빌린 돈을 갚지 않기 위해 자신의 부동산을 처남에게 빼돌렸다는 판결이 나와 채권자들이 빌려준 돈을 일부라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서울지법 민사합의23부(재판장 김종백 부장판사)는 10일 동양종금이 나씨 처남 박모씨를 상대로 낸 사해행위 취소청구 소송에서 "나씨와 박씨간에 이뤄진 부동산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소유권 이전등기를 말소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회사가 부도나기 불과 3개월전에 나씨가 자신의 부동산을 처남인 박씨에게 판 뒤 소송을 통해 소유권을 넘겨준 과정을 살펴볼 때 채권자들의 공동담보를 감소시킨다는 점을 충분히 알면서도 처남에게 부동산을 넘겨준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