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말 구미에 위치한 LG필립스LCD에서는 사장을 비롯한 4명의 임원과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상근간부들이 모인 가운데 경영전략회의가 열렸다.

이자리에서 경영진은 올해 경영실적과 내년도 기업환경변화전망을 설명하고 노조의 협조를 구했다.

노조는 호황때 일수록 위기를 대비해야 한다며 경비절감과 수율향상 부문에서 노조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다짐했다.

LG필립스LCD는 지난해 세계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했고 특히 모니터용 TFT-LCD분야에서는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 95년 설립된 이회사가 이같이 초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노사가 혼연일체가 돼 신노경문화 정착에 힘을 쏟은 덕분이다.

"No.1 Members No.1 Company" 일등 인재가 일등기업을 키운다는 의미를 가진 이말은 LG필립스LCD의 노사관계를 한마디로 압축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인재의 확보가 회사의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 참여와 협력의 신노경 문화 조성,신뢰와 존중의 열린 경영,근로자를 위한 최적의 근무환경 조성을 노사관계의 철칙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회사가 이같은 신노경문화의 확립에 나선 것은 1공장이 준공되던 95년부터 였다.

"노조 있는 회사가 없는 회사보다 앞선다"는 경영진과 "회사가 있어야 조합이 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노조의 의지가 한데 모아진 것이다.

LCD산업은 연중무휴 생산체제를 갖춰야 하는 장치 산업이라는 점에서 노경간의 협력과 이해는 그 어떤 곳보다 필수적이라는 인식도 이같은 신노경관계 확립의 밑거름이 됐다.

회사는 기업경영실적과 정책을 근로자들이 확실히 알수 있도록 하기위해 분기별로 노경협의회를 개최해 노조에 경영에 관계된 자료를 공개하고 협조를 구하는 등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이회사의 구본준 사장은 출장 등을 제외하고는 매일 노경 대표자들과 현장순회을 순회하고 직원들과 티타임,점심식사 등을 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등 노경관계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LG필립스LCD는 지난해부터 노사가 공동으로 혁신활동을 벌여 생산성을 무한대로 향상시키고 최고의 회사로 발전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성과창출의 노경관계"를 확립하기로 했다.

이회사 노경관계는 회사와 직원간 만이 아니라 회사와 가정까지 포함해 확대된다.

가사불이로 표현되는 신노경관계는 직원의 가정이 편안해야 생산성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같은 점에서 회사측은 수시로 사원가족을 회사로 초청해 식사를 제공하고 컴퓨터 강좌 하계캠프 등을 개최하고 있으며 설문조사를 통해 회사에 바라는 것을 청취해 반영하고 있다.

이회사는 이같은 협력적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99년도 2조2천여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국내 매출신장률 1위,순이익 증가률 1위의 경이적인 기록을 수립하였다.

직원들은 경영성과에 따라 5백%의 성과급을 추가로 지급받았다.

구미=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