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총파업이 사흘째를 맞으면서 파업에 따른 부작용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파업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으로 진료하는 28개 거점병원에 나와 진료활동을 벌이던 전공의 참의료진료단이 7일부터 2개 거점병원에서 철수,일부 공공 의료기관에서도 응급실이 마비됐다.

의료계와 정부는 이날 12번째 협상을 가졌으나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했다.

정부는 이에따라 불법적으로 파업을 벌인 의료기관과 의사들을 가려내 처벌하기 위해 각 시·도를 통해 증거수집에 착수했다.


◆악화되는 파업상황=대형병원 중소병원 동네의원의 총파업이 계속돼 일부 예약환자를 제외한 일반환자에 대한 외래진료가 전면 중단됐다.

지난 6일 79.1%가 문을 닫았던 동네의원은 7일에도 전체의 77.2%인 1만4천7백여곳이 휴진했으며 휴일인 8일에는 거의 모두가 문을 닫았다.

의사협회는 지역의사회별로 규찰대를 조직해 문을 연 의원에 대해 휴진을 강요하고 진료중인 의원의 명단을 의료계 인터넷망에 공개하고 있다. 특히 의쟁투는 8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당분간 파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대형병원 응급실에는 수용능력을 넘어선 환자로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지난 7일 참의료진료단이 철수한 서울 보라매병원과 인천의료원에서는 응급실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전공의들이 파업에 참여한 보훈병원에서도 고엽제후유증 환자 등이 국가보상을 위한 진단을 받지 못해 애를 태웠다.

교수 2백62명 전원이 파업에 들어간 서울대병원 응급실에는 병상의 2배나 되는 환자들이 몰려들어 복도에까지 환자들로 가득했다.

국립의료원 등 국·공립병원과 보건소에도 환자들이 몰려들어 시장통을 방불케했다.


◆행정·사법적 조치 착수=복지부는 8일 시·도보건국장회의를 긴급 소집,업무개시명령을 어기고 파업중인 병·의원과 근무지를 이탈한 의사에 대한 증거 수집에 착수토록 했다.

복지부는 이날 회의에서 각 시·도에 대해 9일부터 일제히 해당 병·의원및 의사들에게 휴업사유를 설명토록 하고 불법파업자 명단과 증거를 이번주말까지 보건복지부에 통보하라고 시달했다.

정부는 불법파업이 확인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1차로 15일간의 업무정지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복지부는 업무정지를 받는 의료기관이 몰려 환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지역 및 시기를 분산시킬 계획이다.

지난 6월13일 내려진 지도명령을 어기고 근무지를 이탈한 의사에 대해서는 면허정지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의·정협상 난항=의료계와 정부는 8일에도 종전 입장을 되풀이 해 타협안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의료계는 △약사법 개정 △의료보험재정 확충 △의료보험수가 조정 △의대정원 대폭 감축 등을 즉각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약국에서 처방전없이 판매하는 일반의약품의 최소판매 단위를 7일분으로 제한하고 약사의 대체조제는 완전히 금지시키라고 주장했다.

서울시 의사회는 9일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결속을 다질 예정이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약계가 참여해야만 약사법 개정을 논의할 수 있으며 일반약품 최소판매단위를 7일분이상으로 할 경우 소비자들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고 밝히고 있다.

이미 의료보험수가를 오는 2002년까지 원가대비 1백%수준으로 높이고 의대정원도 2002년말까지 10% 감축키로 한 만큼 이 문제와 관련해 추가로 논의할 사항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도경 기자 infof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