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6일 총파업에 들어가 전국 곳곳에서 환자들이 진료중인 병·의원을 찾아 헤매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환자들은 지난 4월이후 네번째 벌어진 의료계 파업을 접하고 "아파서 겪는 고통보다 의사들의 행태에 더 짜증이 난다"며 진저리를 쳤다.

◆파업상황=서울대병원 등 대부분의 대형병원들은 이날 일부 예약환자를 제외한 모든 외래진료를 중단했다.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장투석실 등은 정상적으로 운영했으나 넘쳐나는 환자를 제대로 진료할 수 없었다.

58개 병상이 놓인 서울대병원 응급실에는 병상의 두배 가까운 환자들이 몰려 진료대기실에까지 간이침대를 놓는 등 북새통을 이뤘다.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삭발한 머리에 흰색 모자로 눌러쓰고 부인 임모(48)씨가 밀어주는 휠체어에 의지해 이날 서울대병원을 찾은 김모(52·인천 남동구 구월동)씨는 열흘 후에나 입원이 가능하다는 간호사의 말에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한 대가가 고작 이것이냐"며 절규했다.

월남전에 참전했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혈액암 2기를 앓고 있는 김씨는 "죽어가는 환자를 내버려두면서 어떻게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다''는 말을 할 수 있느냐"며 "치료만 받으면 나을 수 있는 사람을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을 도대체 누가 질 것이냐"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동네의원 파업참여율이 77.9%에 달한 것은 의사협회가 지역별로 규찰대를 조직,문을 연 의원에 대해 파업참여를 유도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정상진료하기로 돼 있는 보훈병원등 일부 ''거점병원''의 의사도 파업에 참여,공공진료까지 차질을 빚었다.

이처럼 병·의원의 외래진료가 중단되면서 처방전이 나오지 않자 일부 지역의 약국들은 환자에게 의사 처방전없이 하루치 약을 조제해 줬다.

◆의·정협상 전망=정부가 파업의료인에 대한 사법처리에 착수하고 의료계 내부에서도 파업지속에 반대하는 의견이 적지않아 총파업은 내주초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6일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의료계에 대한 강경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지도명령과 업무개시명령을 어기고 파업에 참여한 병·의원과 파업 주동자들을 가려내 처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집단행동을 한 의대교수에 대한 징계도 거론했다.

강경책을 펴는 한편으로 의료계와 협상을 지속할 방침이지만 의료계는 그동안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협상진전은 불투명한 상태다.

의사협회는 약사의 임의조제와 대체조제를 완전히 막도록 약사법을 개정하고 의료보험재정을 당장 확충하지 않는 한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부는 약사법은 약계가 함께 참여해 고쳐야 하며 의료보험재정 확충도 단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도경 기자 infof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