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올림픽 탓인지 밤늦게까지 TV를 시청하느라 생활의 리듬이 깨졌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림픽 경기는 국가 대항전이라서 TV중계를 보지 않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TV에 몰두하다 보면 시간은 어느새 자정을 훌쩍 넘어가기 십상.

장시간의 심야 TV시청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다.

◆눈의 피로=TV를 오래 시청하면 가장 먼저 눈에 피로가 온다.

한 곳을 집중해서 보게 되면 눈은 조절력을 잃어 통증을 느끼게 된다.

자주 먼 곳으로 눈을 돌리거나 잠시 동안 눈을 감고 쉬어줘야 한다.

의학적으로 TV를 가까운 거리에서 보거나 장시간 시청한다해도 시력이 저하되는 것은 아니다.

시력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은 조명 등 TV를 보는 환경이다.

따라서 TV를 볼 때는 △형광등 이상의 밝은 조명아래에서 △화면을 너무 밝지 않도록 조절하고 △빛이나 풍경이 화면에 반사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밖에 △눈과 화면의 거리는 TV 브라운관 크기의 7∼8배 거리 이상(최소 2m)으로 유지하고 △TV 브라운관이 눈 높이보다 10도 정도 낮게 놓여져야 한다.

◆ 수면장애 =늦은 밤까지 TV를 보다가 잠을 설치면 수면부족 현상과 함께 생체리듬의 파괴로 인한 후유증이 생긴다.

우리 뇌에는 일종의 생체시계가 있다.

평소 느끼지 못하는 많은 일과를 일정한 주기로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인체에는 1백여가지의 주기 림(Rim)이 있어 24시간 단위로 수면 체온 혈압 심장박동 호르몬분비 등 생리적인 변화를 조절해 준다.

늦은 밤까지 TV를 보는 바람에 잠이 모자라게 되면 여러가지 부작용이 생긴다.

또 소화불량 피로감 등을 가져오기도 한다.

밤의 수면 부족을 낮잠으로 보충할 수 있으나 낮 동안 수면의 질은 밤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

따라서 심야 TV시청은 자제해야 한다.

굳이 TV를 보려면 미리 2시간 정도 잠을 자는 것도 한 방법.

◆ 스포츠 중계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한국 선수들이 이기면 기뻐서 흥분하고 패배해도 기분이 나빠 흥분하게 된다.

이처럼 흥분하게 되면 교감신경의 작용으로 혈압이 올라가면서 빠른 박동과 강한 수축으로 인해 심장에서 필요로 하는 산소의 양이 늘어난다.

이로 인해 평소 협심증 등 심장근육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했던 사람은 증상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고혈압 환자는 경기결과에 따른 흥분으로 말초혈관이 수축됨으로써 혈압이 올라가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환자도 인슐린 분비가 감소됨으로써 일시적으로 혈당이 오를 수 있다.

이런 질환과 관련있는 사람은 교감신경을 흥분시킬 수 있는 술과 담배 카페인이 들어 있는 차나 음료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 TV 좋아하는 우리아이... ]

TV는 어린이들에게 운동부족과 비만을 유발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깨뜨린다.

지나친 시청각 자극으로 인해 창의력과 상상력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에서 어린이 4천여명을 대상으로 10여년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고등학교 시절 TV 앞에서 보내는 시간은 1만5천~1만8천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TV를 보면서 고칼로리 고지방식 간식을 즐기는 경향이 있어 만성 성인병의 싹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요통 관절통의 원인이기도 하다.

시청시간엔 움직이지 않게 되므로 관절 등에 무리가 올수 있다.

자주 자세를 바꿔 주고 체조 등으로 관절 운동을 해줘야 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 도움말 주신분 =신호철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김미영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인식 명동밝은세상안과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