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이 2학기 수강신청을 받은 결과 인기 및 비인기 과목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 통계 연극영화 언론 광고 등 취업과 관련이 있거나 유망산업 관련 강좌에는 수강생이 넘쳐나고 있다.

반면 물리 화학 수학 등 기초과학분야와 현대국가 민주주의 동양철학 관련 강좌들은 수강을 신청하는 학생이 없어 대거 폐강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같은 학생들의 "학문 편식" 현상이 갈수록 심해짐에 따라 학문의 균형적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학별 상황을 알아본다.

<>경희대=연극영화 일본 건강 관련 강좌에 학생들이 많이 몰렸다.

"연극 영화론"에는 5백7명이 수강을 신청했다.

"일본문화의 이해" 과목에도 4백20명이 신청했다.

또 "약과 건강" "한방과 식생활" 등 건강관련 강좌에 각각 4백60명과 2백50명씩의 수강생들이 몰려 강의시간과 반 편성을 나눴다.

반면 "한국근대사와 민족주의" 등 일부 과목은 정원의 20% 가량밖에 학생들을 끌어모으지 못해 폐강 위기에 처했다.


<>동국대=광고 및 연극영상학부의 과목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광고학"에는 1백여명이 몰렸고 3개 강좌가 개설된 "현대사회와 광고"에도 각각 1백29명,1백24명,1백5명씩 수강신청을 했다.

"좌선법의 이해와 연습" 과목의 경우 6개 강좌가 설치됐지만 강좌마다 1백13명에서 2백9명까지 수강신청을 했다.

연극영상학부의 "촬영"과목은 예년과 달리 일반학생들이 수강인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60명이 수강신청,인기과목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화학문헌" "초급 베트남어" "현대국가와 민주주의" "현대사회와 동양의 전통가치" 등은 최저 인원인 8명을 채우지 못해 폐강됐다.


<>숙명여대=교양과목인 "일본문화 연구"에 8백82명이 몰려 9개반으로 나눴다.

"신화의 이해"에도 5백86명이 신청,2개 반이 운영되고 있다.

"광고와 사회"에는 4백44명(3개 분반),"영상학과 멀티미디어"에는 4백40명(3개 분반)이 수강신청을 했다.

또 2학기에 사이버 강의로 처음 신설된 "생명과학의 이해"에도 3백20명이 등록했다.

이에 반해 "문화와 정치"는 2개 반을 개설했지만 수강인원 30명을 채우지 못해 폐강됐다.

"수학의 방법과 응용" 과목도 없어졌다.


<>중앙대=영화 성(性) 결혼 컴퓨터 등의 과목이 강세를 보여 신세대의 관심을 반영했다.

이들 과목들에는 1천명 이상의 수강생이 몰려 10여개 반으로 나눴다.

"현대사회와 영화"에 2천5백명이 몰렸고 "성(性)의 과학"에는 1천5백명이 수강신청했다.

"결혼과 가족" 강좌에도 1천3백명이 강의를 듣고 있다.

재택강의로 개설된 과목도 인기였다.

"실용컴퓨터"와 "컴퓨터 입문"에 각각 1천5백명과 1천명이 몰렸다.

반면 물리 화학 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외대=경영학 전공과목중 "소비자 행동론"에 서울캠퍼스 3백14명,용인캠퍼스 1백45명이 몰려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통계학"(서울)에도 1백66명이 수강신청했으며 "취재 보도론" "매스컴 이론" "언론학 특강" 등 미디어관련 과목에도 1백40여명씩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재미있는 강의로 정평이 나 있는 박원탁 교수의 "터키문화론"(서울)에도 2백8명의 학생이 몰려 인기를 반영했다.


<>한양대=총 개설강좌 2천2백46개중 1백20개가 폐강됐다.

수강인원이 많은 강좌로는 <>21세기 세계와 한국(6백명) <>심리학의 이해(6강좌 6백65명)가 꼽혔다.

영어 관련 과목도 인기를 끌어 대부분 제한인원을 다 채우거나 일부과목은 초과인원까지 받았다.

예년 같으면 영어 과목의 경우 제한인원의 70~80%를 채우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번에는 대부분 1백%를 채운 것도 특징이다.

"영문독해" 3개 강좌에 각 75명씩이 등록했다.

"스크린 영어"는 30명으로 제한했지만 별도로 인원 4명을 늘렸다.

"실용영어 회화 " 과목도 3개 강좌(30명)가 꽉 찼다.

또 "영문쓰기의 원리" "영시의 이해" "영어듣기의 원리" "영어발음의 원리와 교정"도 수강인원을 채우거나 넘겼다.

교양체육 과목으로 개설된 "골프" "수영" 등도 수강생을 1백% 채웠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