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은행 관악지점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지검 조사부(곽무근 부장검사)는 8일 이번 사건이 관악지점장 신창섭(48·구속)씨와 아크월드 대표 박혜룡(47·구속)씨가 공모한 ''대출사기극''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신씨가 4천여만원의 대출 사례금만 받고 4백66억원이라는 거액을 불법대출했다는 대출동기와 이수길 부행장과 신씨간의 전화통화,박씨와 이 부행장간의 만남,이상징후를 발견하고도 중단된 은행 감사팀의 행적 등 외압 부분에 대해서는 납득할만한 설명이 없어 ''해명성 수사''라는 비판을 듣게 됐다.

검찰은 이날 발표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신씨와 박씨,에스이테크 대표 민백홍씨,관악지점 전 대리 김영민(36)씨,같은 지점 과장 이연수씨 등 5명을 구속기소하고 록정개발 대표 이원선(여)씨와 T사 대표 돈 모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결과 정·관계 및 은행 고위층 인사가 불법대출 과정에 압력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수길 부행장의 경우 신씨와 전화통화를 하는 등 일부 개입한 흔적이 있기는 하지만 관계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객관적 증거를 찾기가 어려워 무혐의 처리키로 했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결과 신씨는 지난해 3월 관악지점장으로 부임한 직후 자금난에 빠져있던 아크월드에 1백여억원이 대출된 사실을 알고 이를 조기회수하려 했으나 직원들이 박씨를 ''실세장관 조카''라며 특별대우하는 것을 보고 아크월드의 경영을 정상화시킨 뒤 대출금을 회수키로 마음을 바꿔 아크월드 등 3개사에 4백66억원을 불법대출해줬으며 대출한 자금을 자신이 직접 관리,사금고처럼 이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