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험프리 대사 약력 ]

<>1947년생
<>옥스퍼드대 졸업(정치,경제,철학)
<>1969년 영국 외무부 입부
<>1990~94 주일 영국대사관 경제참사관
<>1995 주일 영국대사관 공사
<>1999.4~99.7 주일영국대사관 대리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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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동안 한국어를 공부했지만 수박 겉핥기식으로 공부해서 조금밖에 못합니다"

지난달 17일 4년 임기를 시작한 찰스 험프리 신임 주한 영국대사.

반년 배웠다는 한국어가 제법 유창했다.

"대사로 부임하기전인 1973년 한국에 처음 들렀을 때 경복궁앞에서 찍은 사진을 다시 한번 꺼내봤습니다.

그때 사진과 비교해 보니 한국의 발전속도가 놀랍기만 합니다"

그는 "지난해 엘리자베스2세 영국여왕 방문으로 양국관계는 한층 가까워졌지만 양국 관계의 농도를 더 짙게 만들어야 하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4일 영국대사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한국인들이 영국을 네가지 면에서 친근하게 여기길 바랍니다"

지난 50년간 다져온 우정을 바탕으로 우방국이자 사업파트너,아시아를 유럽과 연결하는 관문,활발한 학생교류의 대상국으로서 영국을 친근하게 봐달라는 당부였다.

이 가운데 경제협력 강화는 임기중 가장 주력하고 싶은 분야다.

그는 "영국의 대한(對韓)수출은 지난 상반기중 14%,한국의 대영(對英)수출은 28%가 늘었을 만큼 양국 무역규모가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국이 한국에 투자한 금액은 현재 30억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험프리 대사는 2주 후로 예정돼 있는 런던금융시(City of London)의 시장 방한도 양국간 금융교류 증진노력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영국은 세계 금융자본의 약 30%가 거래되는 금융중심지입니다"

그는 유럽경제의 핵인 런던시내 금융중심가 ''런던시티''를 홍보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최근 앨런 그린스펀 미연준리(FRB)의장이 유럽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지적한 것과 관련, "영국 경제는 지금 지난 30년중 최고의 호황"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이 한 시장으로 통합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별국의 상황은 약간씩 다르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유럽 투자여건이 미국만큼 매력적이지 못했던 것은 미국은 이미 토대가 잡힌지 오래됐지만 유럽은 지금 막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유럽의 앞날은 그만큼 밝다는 것이다.

험프리 대사는 북한과의 관계개선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근 북한 김일성대학과 평양대학에 영어교수 2명을 파견했고 영국 워릭대학에서는 북한농대 장학생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과의 수교시기에 관해서는 "인권이나 핵문제 등 미묘한 사안이 걸려있다"며 확실하게 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의 무거운 질문공세에도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한국에 있는 동안 여러 지역을 두루 돌아보면서 한국을 많이 배울 생각"이라는 말로 회견을 마쳤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