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케이블방송국(SO)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신규 PP(채널사용사업자)들에게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한 사례가 드러났다.

이는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PP에 대한 SO의 횡포가 구체적으로 밝혀진 첫번째 사례로 방송위원회도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1일 남인천SO는 이채널,채널F를 비롯 15개 신규 PP에게 각각 7백5십7만원을 31일까지 농협계좌로 입금해달라는 공문을 보내왔다.

이 공문에는 ''신규채널 송출을 위한 추가설비를 완료했으니 추가장비 설치비용에 상응하는 비용을 송금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한 PP의 사장은 "이는 자신들의 사업비를 힘없는 PP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전국 77개 SO들이 모두 이런 요구를 할 경우 막대한 자금이 프로그램 제작과 별도로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공문을 보낸 15개 채널 가운데는 아직 개국여부도 불투명한 가이드채널,㈜DIY 등도 포함돼 있다.

일부 SO들의 이런 관행은 신규 PP들이 본격적으로 방송을 시작한 최근에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P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부 SO들은 무료로 5년동안 프로그램을 제공하면 틀어주겠다거나 방송을 내보내고 싶으면 송신장비 모듈레이터,마케팅 등 일체의 비용을 대라는 요구를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SO들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SO담당 주무부서인 방송위원회의 행정2부는 지금까지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 조사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PP들의 제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PP사 관계자들은 "방송여부가 전적으로 SO손에 달려있는 상황에서 어느 간 큰 PP가 공공연하게 SO의 비위를 거스를 수 있겠느냐"며 방송위의 탁상행정을 비난했다.

행정2부 김영배 부장은 "이번 건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 거래혐의가 있는만큼 관련부처와의 협의를 거친 후 공정거래위원회에 이관해 조사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방송법 제27조는 ''방송위는 방송프로그램 유통상 공정거래 질서확립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할 경우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의견을 들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