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돌아온다는 소식을 알게 되면서부터 남편이 더욱 못견디게 그립습네다"(18일 평양방송 보도)

오는 9월2일 북한으로 송환될 비전향장기수 최하종(74)씨의 아내 김재숙씨는 애타는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38년을 하루같이 기다려온 남편과 얼마 후면 재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편인 최씨는 지난 62년 대남공작원으로 남파됐다가 곧바로 붙잡혀 98년까지 36년동안 복였했으며 현재 서울시 관악구 봉천6동 ''만남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번에 송환되는 비전향 장기수들은 대부분 70세 이상의 고령이다.

따라서 이들의 북송은 이념과 사상의 장벽을 넘어 더 늦기전에 그리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때늦은 감도 없지 않다.

그러나 국군포로나 납북자 등 나머지 이산가족들의 남한 귀환도 상호주의 차원에서 시급히 다루어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장기수북송 추진경위 =장기수 북송문제는 그동안 남북대화의 걸림돌로 작용해온 ''뜨거운 감자''였다.

남북대화때마다 북한은 "비전향장기수를 송환하라"고 주장하고 남한은 "국군포로들과 교환하자"로 맞서 왔다.

그러나 남북 정상이 이례적으로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6.15 공동선언문에 포함시킨데 이어 남북 당국이 지난 6월말 적십자회담에서 "북송을 희망하는 비전향장기수는 전원 9월초에 송환"키로 합의,급류를 타게 됐다.

북측은 그동안 비전향장기수 송환문제를 이산가족 상봉에 앞서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강조해 왔다.


◆ 비전향장기수 현황 =총 1백2명중 13명이 사망하고 이인모씨가 지난 93년 송환돼 현재 남한에 88명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에 북송되는 장기수들은 대부분 70세 이상 고령으로 80세 이상도 14명에 이른다.

이들은 서울 ''만남의 집'', 경기도 과천 ''한백의 집'', 대전 ''사랑의집'' ''형제의 집'' 등에서 3∼4명씩 모여 살고 있다.

이들은 또 대부분 북쪽에 아내, 남편, 자녀, 형제 등 가족들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어떤 방식으로 송환되나 =김영삼 정부 출범 초기인 지난 93년 3월 이미 비전향장기수 이인모씨를 북한으로 송환한 전례가 있다.

따라서 북녘행을 희망하는 62명의 송환절차도 그에 준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씨는 당시 90년 제정된 ''남북교류 협력에 관한 법률''이 정한 북한 ''방문'' 절차를 밟아 송환됐다.

전쟁포로 송환처럼 방문이 아닌, 신병을 아예 북에 넘겨주는 것을 규정한 근거법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통일부장관이 발급하는 북한 ''방문'' 증명서를 갖고 판문점을 거쳐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에는 희망하는 모든 비전향장기수가 송환되고 노모 등 남측 가족의 동반 방북이 실현될 가능성도 높아 한층 인도주의 정신에 충실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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