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이산가족 상봉단은 16일 숙소인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남쪽 이산가족들과 개별상봉을 하며 전날 못다한 얘기를 나눴다.

오전.오후 두 개조로 진행된 이날 개별상봉에서 가족들은 영정을 모신 채 제사를 지내거나, 객실안에서 사진과 비디오를 찍으며 제한된 2시간을 차분하면서도 뜻깊게 보냈다.


<>."어머니, 빨리 통일이 돼야지요. 그래야 영원히 모시죠"

북측 방문단중 유일하게 친혈육이 아닌 계모를 찾아온 정춘모(63)씨는 이날 어머니 최순래(79)씨를 만나자 어색함을 보였던 전날과는 달리 손을 꼭 잡았다.

정씨는 3살때 돌아가신 친어머니 대신 자신을 친아들처럼 길러준 새어머니의 ''기른 정''을 찾아 반세기를 기다려 온 특이한 케이스다.

특히 최순래씨는 20일전에 골다공증으로 대퇴부 부위에 연골이식 수술을 받은 뒤 인천기독병원에 입원했다가 통증을 참으며 아들을 만났으며, "며느리에게 갖다주라"며 준비한 금쌍가락지를 건내기도.


<>.전날 치매에 걸린 1백세 노모를 만났던 이종필(69)씨는 이날 동생 종국(53)씨가 돌아가신 아버지의 영정과 제수용품을 준비해와 객실안에서 술 과일 향 등을 놓고 그동안 지내지 못한 제사를 지냈다.

북한 계관시인인 오영재(64)씨를 비롯해 김홍래(67) 김동진(74) 권중국(68)씨 등 상당수도 남쪽 가족들이 부모님의 영정을 준비해와 객실안에서 뒤늦게 제사를 올렸다.

권중국씨의 동생 중후(61)씨는 "지난 13일이 아버지 기일이지만 북에서 오신 형님 때문에 제사를 다시 올린다"며 "아버님께 절을 올리고 명복을 빌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첫날 이산가족 단체상봉때 잠시 혼절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던 조진용(69)씨의 노모 정선화(95)씨는 이날 다소 흥분이 가라앉은 표정으로 "아들을 보니 반갑고 즐겁고 기분이 좋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조씨도 "50년 만에 꿈속에서 불러보던 어머니를 만나 그 기쁨을 이루 말할수 없다"며 "그러나 곧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며 벌써 이별을 아쉬워했다.

통일의 날이 멀지 않았다는 조씨는 "다시 만날때까지 몸 건강하시라"며 북에서 가져온 인삼을 어머니께 선물했다.

첫날 상봉에서 어머니를 보자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며 큰 절을 올린 조씨는 주름이 깊게 패인 어머니의 얼굴을 부비며 가족들과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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