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방문단에 포함된 동생 박노창(69)씨와의 상봉을 불과 이틀 앞두고 남쪽에 있는 큰형 원길(89·서울 은평구 신사동)씨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6월 갑상선암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해오던 원길씨는 지난7일 의식을 잃고 쓰러져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 13일 오전 5시30분께 숨졌다.

박씨는 죽은 줄 알았던 막내 남동생이 북한에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고 마지막 삶의 의지를 불태웠지만 온몸에 퍼진 암세포를 이기지 못했다.

막내 남동생인 노창씨를 비롯 아래로 5남매의 형제를 둔 원길씨는 지난50년 노창씨가 인민군에게 끌려간 뒤 나머지 4남매 동생들을 이끌고 살아왔다.

그는 이후 여동생 2명도 전쟁 직후 행방불명되거나 사망하고 두 남동생마저 세상을 떠나 혼자 살아왔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