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수도였던 송도(松都·개성) 출신의 상인을 ''송상(松商)''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예부터 전문화와 내실을 강조했다.

최근까지도 한복집이나 포목점을 ''송방(松房)''이라고 부를 정도로 외곬 경영을 한다.

이들은 남에게 돈 빌리는 것을 꺼리며 함부로 돈을 빌려주지도 않는다.

그러나 개성 상인끼리는 보증인의 ''신용''만 확실하면 돈을 꿔주는 ''시변제도''를 운영할 정도로 신용과 의리를 중시했다.

''자린고비''라는 별명에서 알수 있듯이 근검절약을 대단히 강조한다.

요즘 남한에서 활동중인 송상 기업은 대부분 ''무차입 경영''을 해 외환위기를 잘 넘겼다.

자식에게 경영기법을 전수하기 위해 다른 상인의 상점에 자식을 취직시켜 일을 배우게 하는 특유의 ''차인제도''를 운영하기도 했다.

배타적이고 보수적이라는 비판도 듣지만 ''신용 제일주의''와 ''한우물 파기''라는 송상의 기풍은 통일시대를 맞아 복원해야 할 전통적인 상인정신이라 할 만하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