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파업투쟁으로 병원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환자가 사망하는 등 희생이 속출하고 있다.

전남 등 일부지역의 동네의원도 8일 폐업투쟁에 동참한데다 연세대와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까지 외래진료 철수를 결의,의료대란이 확산될 조짐이다.

◆잇단 환자 희생=광주기독병원에 입원한 후 의료기기 고장과 전공의 파업 등이 겹쳐 치료를 받지 못한 박모(50·광주 월산동)씨가 병원을 옮기는 도중 사망한 것으로 8일 밝혀졌다.

담도결석증 치료를 위해 입원했던 박씨는 패혈증과 췌장염 등의 합병증과 몸안의 노폐물로 인해 기도가 막혀 숨을 거뒀다.

박씨는 돌만 없애면 되는 간단한 수술이라는 설명을 주치의로부터 듣고 지난 2일 수술받기로 했으나 쇄석기가 고장나 수술이 8일로 연기됐다.

유족들은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게 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주치의가 다른 병원은 파업중이어서 치료받지 못한다며 만류했다"며 "병원을 옮겨 치료를 받았으면 살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강제퇴원당한 주부 정모(34·인천시 작전2동)씨도 지난6일밤 사망했다.

남편 남모(43)씨에 따르면 아내가 지난2일 고열 두통 구토 증세로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로 긴급 후송돼 위염으로 판정받았으나 병원측이 전공의 파업을 이유로 4일 강제퇴원시켰다는 것.

정씨는 증세가 가라앉지않자 6일 밤 인천 안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사망했다.

◆진료공백 극심=전국 31개 대학의 44개병원 1천3백여명의 전임의들이 이틀째 파업을 벌임에 따라 병원별로 20∼30%의 예약진료가 연기됐다.

신규입원 및 외래진료 접수는 거의 중단됐다.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병원들의 수술건수도 평소의 5분의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일부 병원은 진료에 나서는 교수들의 체력이 한계에 달할 경우 외래진료마저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7일 서울 인천 울산 등 8개 지역에 국한됐던 동네의원 폐업도 8일 부산 전남 대전 지역이 가세하면서 확대되고 있다.

대구와 제주지역이 이에 가세할 경우 폐업지역이 13개 지역으로 늘어난다.

김도경 기자 infof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