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1주일 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데 이어 전임의(펠로)들이 7일부터 파업에 가세,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진료대란''이 우려된다.

전임의들이 파업할 경우 의대 교수들만 남게 돼 외래환자에 대한 진료가 사실상 전면 중단되고 응급환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수술도 연기될 수 밖에 없다.

이와함께 부분 폐업중인 동네의원들이 속속 문을 열고 정상진료를 함에 따라 처방전 발행이 급증할 것으로 보이지만 약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약품부족도 이번 주엔 가장 심각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진료대란 우려=전국 30여개 대학병원 1천3백여명의 전임의들은 7일부터 일제히 사직서를 제출하고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임의들이 파업하면 외래진료와 수술 등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부산 동아대병원과 대구지역 대형 병원의 전임의들은 이미 지난 4일부터 파업에 들어갔으며 이 지역 대학병원들은 응급이 아닌 모든 수술을 연기하고 환자들에 대한 예약도 취소한 상태다.

전공의들의 파업도 확산돼 7월31일 57% 선이었던 이들의 파업참여율은 지난 5일 78%까지 높아졌다.

전공의들은 5일 경희대 노천극장에서 ''의료계 탄압분쇄와 올바른 의약분업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갖고 파업투쟁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전공의 등의 파업으로 병원의 수술이 연기되면서 뇌종양을 앓아오다 수술을 받지 못하게 된 환자가 투신자살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지난 5일 낮 12시52분께 서울 여의도동 M아파트 화단에서 정모(31·여)씨가 투신자살했다.

경찰은 5년전부터 뇌종양을 앓아온 정씨가 S병원에 입원했으나 전공의들의 파업으로 수술이 미뤄져 반강제로 퇴원당한 뒤 불안해 했다는 가족들의 말에 따라 신병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사인을 조사중이다.

전공의와 전임의들에 이어 의대 교수들도 5일 성명을 발표하고 의료계 지도부 석방과 의료발전계획 수립을 요구했다.

◆약품대란 우려=그동안 휴·폐업했던 동네의원들이 이번주부터 대부분 정상진료에 복귀하고 환자들도 증가,원외처방전이 지난주보다 2배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약회사들은 거의 지난주와 이번주가 휴가기간이다.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근화제약 대웅제약 동아제약 동화약품 유한양행 종근당 한국그락소웰컴 파마시아앤업존 한국썰 등이 지난주에 생산현장 직원들을 휴가보냈다.

한독약품 한국화이자 명인제약 한국베링거인겔하임 한국사노피 등은 7일이후 휴가에 들어가며 오는 15일까지 쉬는 곳도 적지 않다.

복지부는 약품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국제약협회에 동네약국에 대한 처방약품 공급을 확대하라고 요청했지만 생산현장이 가동되지 않아 약품공급 확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다.

대한약사회 신현창 사무총장은 "제약회사들의 집단휴가가 약품공급 부족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며 "이번주엔 약품공급 부족 상태가 최악의 상황을 맞을것 같다"고 말했다.

김도경 기자 infof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