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한국도 미래의 노인복지와 의료서비스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유엔 기준으로 한 사회에서 65세 이상 노령인구의 비율이 7%를 넘어서면 고령화사회(aging society), 14%를 넘으면 고령사회(aged society)로 분류된다.

우리 사회는 앞으로 22년후 쯤이면 고령사회로 빠르게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80∼90대까지 사는 노인들이 많아지는 시대를 맞게 되기 때문에 그로 인한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미래 학자들은 21세기에 지구가 직면할 가장 심각한 도전중 하나가 고령화사회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효(孝) 등 전통적 가치관이 붕괴되고 젊은층들이 노인층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떠맡으려 하지 않음으로써 노소간 정치적 경제적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공장을 짓는 등 생산적인 곳보다는 노인의 건강을 유지하는 분야에 돈이 투자됨으로써 투자 효율성도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노인인구 증가로 인해 늘어나는 복지비와 의료비 부담도 앞으로 해결할 과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고령사회에서의 65세이상 인구의 의료비는 65세이하 인구의 의료비보다 5배이상 많이 들어 사회경제발전의 저해요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의 경우 평균수명이 66(남자)∼74(여자)세에 머물고 있다.

또 자식을 교육시키고 부모님을 부양하느라 정작 자신의 노후에는 경제력이 약해져 의료서비스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지내오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경제력을 갖춘 노인계층이 나타나면서 의료서비스분야에 지출하는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노인들은 숨겨진 질병을 많이 갖게 마련이다.

특히 노인들은 치료기간이 길고 잘 낫지 않는 만성 퇴행성질환을 주로 앓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환자가 젊을 경우 명석한 의사 한 사람의 힘으로도 충분히 진단,치료하고 사후관리도 가능한 반면 노인들은 병세와 치료 경과가 복잡하고 예측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간호사 정신상담가 간병인 등 더 많은 의료인력이 투입돼야 한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예로 고령사회에서는 치매 환자가 현재의 성인병 환자만큼이나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거꾸로 고령사회의 노인의료를 쉽게 생각하는 전문가도 있다.

노인병이 복잡한 양상을 띠긴 하지만 필수적인 검사만 하면 그리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도 원만하게 치료해 나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노인들은 여러가지 질환이 합병돼 있지만 어느 의사든 일단은 다 알 수 있는 질환이라는 것이다.

막강해지는 노인들의 머니파워로 20년후에는 노인들이 국부의 80%를 점유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이 쓰게 될 의료비용이 사회경제적 선순환을 일으킬지, 아니면 악순환을 일으킬지 예단하지 못하고 있다.

의학발전수준과 의료인력및 의료서비스 비용에 따라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사망하기 직전 몇개월, 길게는 1년 남짓 쓰는 의료비용이 평생 쓴 의료비용보다 많은 한국의 현실로 볼때 노인은 돈 나오는 창구로 부상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