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송환될 경우 노모와 헤어져 또다른 이산가족이 생기게 됩니다. 노모와 함께 방북해 북한에 있는 며느리와 손자들을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는 9월 북한송환을 희망한 출소 비전향 장기수인 신인영(71.서울 봉천7동 우리탕제원)씨는 송환일이 다가올수록 기쁨보다 무거운 마음이 더 커지고 있다.

자신이 북송될 경우 노모 고봉희(93)씨와 헤어져 이산가족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북 부안 출신으로 신 씨는 서울대 상대 재학중인 6.25 전쟁당시 자진 월북했다가 지난67년 남파된 후 검거돼 32년간 복역하고 지난 98년 3월 출소했다.

노모와 생이별한다는 슬픔에 한때 북송을 포기할까 생각했다는 신 씨는 "나같은 사람들이 북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통일의 물꼬를 트는 일이므로 나는 분명히 북으로 갈 것"이라며 북송 희망을 거듭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비전향 장기수 가족들이 남과 북을 수시로 왕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면 통일도 그만큼 빨라질 것"이라며 남.북한 당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결정해 줄 것을 간절히 호소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