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인터넷 주소)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한글 로마자표기법 변경이 확정되면서 기업 금융권 등이 새 표기법에 맞는 자사도메인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신구(新舊) 표기법의 도메인 소유주가 서로 다른 경우가 많아 실제 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체들은 상당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또 새 표기법에 맞는 도메인 가치가 급등하는 반면 기존 도메인 가격은 폭락하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도메인 가치 변동=우선 이번 로마자표기법 개정으로 가장 큰 혼란은 겪고있는 분야는 지역명이 들어간 도메인.

이중 ''ㄱ'', ''ㄷ'', ''ㅂ'', ''ㅈ'' 등이 포함된 지역명 도메인들이 특히 희비가 교차된다.

가령 ''부산''의 경우 ''Pusan''에서 ''Busan'', ''독도''는 ''Tokdo''에서 ''Dokdo''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 도메인의 가치는 표기법 변경과 함께 2-3배 이상 뛰어오른 데 반해 종전 도메인은 평가액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천만~2천만원선에 달하던 ''cheju.com''은 5백만원 이하로 평가액이 낮아졌으며 새 표기법이 맞는 ''jeju.com''은 수백만원 수준에서 1천만원 이상을 호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업 도메인 확보 비상=기업이나 금융권 등의 자사 도메인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조흥은행의 경우 현행 표기법에 따라 ''chohungbank.co.kr''과 ''chb.co.kr''을 사용하고 있으나 ''joheungbank.co.kr''은 이미 지난해 C컨설팅업체에서 확보했으며 ''joheungbank.com''도 도메인 매매업체에서 등록한 상태다.


<>소송 잇따를 듯=표기법이 바뀜에 따라 도메인 관련 소송도 급격히 늘어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말 ''제일''의 표기법이 종전 ''cheil''에서 ''jeil''로 바뀌면서 ''cheil.co.kr''를 갖고 있는 제일기획, ''cheiljedang.co.kr''를 쓰던 제일제당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들이 ''jeil.co.kr''와 ''jeiljedang.co.kr''를 각각 갖고 있는 다음기술과 금강산을 상대로 소송을 벌일 경우 승소할 가능성도 있다는게 도메인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정부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단체도 있다.

피해 업체들이 로마자 표기법 개정에 반대하는 인터넷 사이트(www.kimchi.net)를 만들고 집단 반발하고 있다.

김철수.조재길 기자 kcsoo@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