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가 폐업 장기화를 선언했다.

긴급당정회의의 발표결과를 접한 의협 집행부와 의권쟁취투쟁위원회 간부들은 3시간 여의 격론을 벌인 끝에 23일 오후 "정부의 제안은 일고의 가치도 없으며 정의로운 목표달성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투쟁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같은 결의문 발표이후 의협회관은 대정부 성토장이 변했다.

김재정 의협회장은 획기적인 변화가 없는 한 폐업은 계속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7만여 의사들의 투쟁을 밥그릇 싸움과 집단이기주의로 몰고가는 정부는 대국민 사과성명을 내야 하고 폐업으로 인해 국민의 생명이 희생되는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신상진 의쟁투 위원장도 "정부는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면서 의사의 단결을 와해시키려고 하고 있다"며 "정부와 언론은 의사들의 투쟁을 밥그릇 싸움으로 몰아부치는 인식을 버리라"고 촉구했다.

또 국회의원과 공무원은 국민의 희생 앞에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의협 집행부의 이같은 결정은 부산 전남 등 지역의사회의 강력한 반발과 젊은 의사들의 모임인 전공의협의회의 중론에 따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날 오전 정부대책이 발표된 직후 의협 조상덕 공보이사는 "정부 개선안이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보건의료시스템이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의료환경개선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또 "지금의 의약분업안이 한계를 갖고 있지만 보건의료체계를 고쳐나가면서 7월 분업시행뒤 개선해나가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집단폐업사태가 철회될 것처럼 기대됐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의사회와 젊은 의사를 중심으로한 강경파들이 폐업 연장과 강도높은 대정부투쟁을 주장하면서 분위기는 급냉각,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됐다.

<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