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진료 거부로 12시간동안 진료를 받지못해 의식불명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숨진 정동철(39.무직)씨의 가족들이 22일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국가와 대한의사협회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의료기관 폐업사태로 사망한 환자 가족이 의사단체 등을 대상으로 소송을 내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교통사고로 전치2주의 부상을 입고 치료받고 있던 환자를 강제퇴원시킨 병원장을 진료거부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처음으로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1일부터 서울 동작구 흑석동 정인설정형외과에 입원, 치료를 받아왔던 안경일(27.동작구 흑석동)씨는 22일 병원측이 지난 19일 오후5시께 폐업을 이유로 자신을 강제 퇴원시키는 등 진료를 거부했다며 병원장 정인설(46)씨를 서울 노량진 경찰서에 고소했다.

충남 천안시 쌍룡동에 사는 김모(38)씨는 22일 의원문을 닫고 환자진료를 거부하고 있는 천안 U소아과의원 등 동네의우너 10곳의 원장을 의료법과 공정거래법 위반혐의로 천안지청에 고발했다.

진료 거부로 숨진 정씨의 부인 장모(40)씨는 22일 "남편이 제때 진료를 받았더라면 의식불명이라는 위험한 지경에 빠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병원이 환자 진료를 거부하는 사태를 초래한 국가와 의사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씨 가족들은 이날 오전 의약분업정착을 위한 시민운동본부 사무국이 마련된 경실련에 피해자 접수를 하고 소송 문제 협의에 들어갔다.

정씨는 지난 19일 오후 10시께 몸이 뒤틀리는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던 고려대 안암병원과 강남 성심병원에 연락했으나 "20일부터 폐업에 돌입하기 때문에 치료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20일 오전 10시 국립의료원으로 후송됐으나 의식불명상태였다.

급성심부전증 판정을 받은 정씨는 국립의료원에서 혈액투석 등 응급처치이후 사흘째 산소마스크에 의지한채 진료를 받다가 22일 오후 2시 사망했다.

한편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 의료계 집단폐업에 따른 피해사항을 접수한 뒤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중이어서 이번 사태로 인한 소송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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