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세의료원 등 의대 교수들이 23일 사직서를 제출키로 해 의료서비스의 최후 보루인 대학병원 응급실까지 문을 닫게 될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폐업이 장기화조짐을 보이면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당직의사들의 체력이 달리기 시작,의료공황의 우려마저 자아내고 있다.

연세대 의대의 3백95명의 교수 전원은 22일 백광세 의대 학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백 학장은 모아진 사직서를 23일 아침 김병수 연세대 총장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의대 교수회의에선 일부 강경 교수들은 응급실까지도 지킬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폈으나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은 일단 지키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서울대병원도 2백62명의 교수중 2백11명이 23일 사직서를 제출키로 했다.

경희대 의대 교수들도 이날 비공개 회의를 갖고 폐업 참여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대 목동병원 고려대의료원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보직자를 제외하고 교수 전원이 사표를 내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레지던트와 임상강사(펠로)가 폐업에 참여하지 않은 서울중앙병원과 강남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은 폐업에 신중을 기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한림대의료원의 경우는 사직서 제출여부를 놓고 교수간에 격론이 벌어졌다.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전국 의대교수협의회에서도 정부가 의사 구속등 사법조치를 내리면 병원을 떠날 수 있다는 의견을 모우는 등 강경입장을 고수하기로 했다.

상당수 병원은 의사들의 응급실 당번표를 22일까지만 작성,23일부터 누구에 의해 운영될 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긴급환자에 필수적인 응급실과 생명이 위태로운 중환자실과 긴급분만에 필요한 분만실은 운영해야 하지 않겠냐는게 공통된 의견이지만 사흘째 계속되는 진료로 체력이 소진해가는 젊은 의대 교수들의 인내가 언제까지 버텨낼 지 의문시되고 있다.

특히 병의원 폐업이 장기화되면서 1차 진료기관에서 처리하지 못하고 누적돼 넘어온 환자들로 대학병원 응급실은 포화상태를 넘어서고 있다.

한강성심병원의 응급실에는 지난20일 97명의 환자가 찾았으나 21일 1백39명,22일 2백여명으로 급증했다.

국공립병원은 인력과 수용능력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어 대학병원 응급실의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의료대란은 재앙으로 치달을 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정종호.유영석 기자 rumb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