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가 이른바 "세계경영"을 하면서 최소 75억 달러 이상을 영국 런던의 (주)대우 역외 비밀계좌인 "BFC(BRITISH FINANCE CENTER)"를 통해 불법 관리했으며 이중 수억달러는 증빙서류도 없이 증발한 것으로 주간 시사저널이 20일 보도했다.

이 잡지에 따르면 (주)대우가 런던에 김우중 회장과 측근만이 아는 역외비밀 계좌 BFC를 통해 평균잔고 최소 75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불법 관리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그룹은 (주)대우 해외 법인의 현지금융과 본사 및 해외법인의 잉여금,자동차판대금 등으로 조성된 75억달러중 34억달러는 이자지급에,나머지는 해외법인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했다.

대우의 해외채무처리 자문기관인 라자드 프레레스는 이러한 사실을 담은 자료를 대우 구조조정추진협의회와 함께 작성 해외채권단에 배포했다.

대우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BFC를 통한 자금거래는 모두 회계장부외거래(부외거래)로 외환관리법과 외부감사인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해외 사업을 효율적으로 벌이고 비자금을 관리하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주)대우에 대한 자산부채 실사 과정에서 BFC를 통해 운용된 자금중 수억달러가 증빙서류도 없이 증발한 것으로 드러나 금융감독원이 특별감리를 통해 자금의 행방을 찾고 있는 중이다.

금감원은 지난 4월 특별감리팀을 런던 현지로 보내 BFC관계자와 관련 장부 등을 조사했으며 증빙서류가 없는 자금 규모가 10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내고 이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BFC에 거액의 장부외거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7월말까지 특별감리를 마친 뒤 관련자에 대한 형사고발 등 조치를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