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가 의약분업에 반발해 집단폐업을 선언하며 대정부 투쟁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 대형병원에서 예약환자를 받지 않는 등 벌써부터 의료대란의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16일 서울시내 병원과 의약분업 정착을 위한 시민운동본부에 따르면 일부 종합병원이 입원환자를 미리 퇴원시키거나 예약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

서울대 병원은 의협이 폐업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오는 20일부터 수술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20일부터 신규환자 등록을 받지 않기로 했다.

경희대 병원도 일부 진료과에서 신규 환자의 등록을 보류하고 있다.

삼성의료원은 이달말에서 7월초사이 진료예약된 환자에 대해 예약날짜를 변경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대형병원뿐만 아니라 동네의원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의사협회가 20일 폐업투쟁에 앞서 병원별로 폐업신고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운동본부는 이에 대해 "환자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병원과 의사가 진료를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은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본부측은 또 "정부는 일부 병원의 이런 행위를 조사해 관련 병원을 문책하고 환자의 생명을 경시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