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호텔업계가 벌써부터 답방을 약속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치를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한라산 등반을 희망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제주도는 "내고장에서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이 아니냐"며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특급 호텔들은 김 위원장이 남한에 머무는 역사적 순간에 참여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VIP용 룸의 홍보에 나서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정상회담 프레스센터가 개설됐던 호텔롯데는 33층에 1백39평의 로얄스위트를 VIP용으로 마련해 놓고 있다.

이 방에 하루 머무는 비용은 총5백80만8천원.

전용엘리베이터로 연결되는 이 방은 손으로 만든 르네상스시대풍의 수공예품으로 장식돼 있으며 방과 응접실의 벽은 나전칠기로 꾸몄다.

이 방은 서울대 명예교수인 이병남화백이 그린 천정화와 대리석 티데이블, 전체를 옥돌로 만든 욕실 등을 갖추고 있다.

이 곳은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총재,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 압둘라 알사우드 사우디 왕세자,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대신 등이 사용했었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은 맨 위층(20층)에 1백평 규모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를 설치해 놓았다.

1박 비용은 무려 6백5만원이다.

리빙룸, 드레싱 룸, 침실 등 7개의 방으로 구성됐으며 장서도 2천권이 비치됐다.

또 벽난로와 최고급 오디오와 비디오를 갖추고 있으며 거실에서 회의가 가능하다.

방에서 옥상의 헬기장까지 직접 연결되는 통로도 있다.

특히 초록색 이태리 대리석으로 만든 욕조는 영국의 다이아나비도 감탄했다고 전해진다.

클린턴 미국 대통령 엘리자베스 영국여왕 고르바초프 러시아 대통령 등이이 방에 머물었었다.

호텔신라는 남산과 한강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위치에 프레지덴셜룸을 배치했다.

크기는 1백30평으로 하루밤 머무는데 7백20만원 정도가 든다.

강택민 중국주석과 카를로스 스페인국왕, 넬슨만델라 남아공화국 대통령, 빌 게이츠 MS회장 등이 머물었던 이 방의 특징은 조선왕조의 왕실을 그대로 재현한 침실과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사용하던 것과 같은 책상 등이다.

한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라산 등반을 희망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제주도와 관광업계는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제주도는 ''평화의 섬''임을 자랑하며 김 위원장의 답방형식 정상회담이 제주에서 개최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이 지역 관광업계도 2차 남북정상 회담이 제주에서 열리거나 김 국방위원장이 한라산에 오게 되면 제주도의 국제관광지 이미지 부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껏 기대하는 분위기다.

김태환 제주시장은 "제주도는 미국.중국.러시아 등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나라의 정상들이 회담을 가졌던 섬이라며 정상회담의 적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반도의 끝자락인 제주도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화해와 협력, 평화의 물결이 한라에서 시작돼 백두대간을 지나 북녘땅까지 메아리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