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한 TV방송을 정기적으로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 위원장은 14일 오후에 열린 2차 정상회담에서 "남한 TV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았다.

실향민과 탈북자들이 나와서 말하는 것도 보았다"고 말해 남한 TV방송을 관심있게 보고 있는 것으로 밝혔졌다.

김 위원장은 이에 앞서 지난 13일 오전 김대중 대통령에게 "오늘 아침 (순안)비행장에 나가기 전에 서울공항을 떠나는 것을 TV에서 봤습니다"라고 말한데 이어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과 박재규 통일부 장관에게도 "TV에서 많이 봐서 잘 알고 있다"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김 위원장의 14일 발언을 보면 한국에서 송출된 화면을 수신한 외국의 TV를 보는 간접적인 방식이 아니라 남한TV방송을 직접 시청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얼마나 자주 보느냐가 궁금할 뿐이다.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자신의 집에서 CNN은 물론 남한의 KBS와 MBC를 포함해 10여개의 방송을 시청할 뿐만 아니라 세계 유력 신문도 탐독하고 있다고 전한다.

김 위원장은 이 때문에 국제적인 감각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김일성 전 주석이 사망한 직후인 94년 8월 CNN 방송이 평양 현지방송을 통해 김 주석 사후 북한의 분위기를 전 세계에 타전할수 있도록 결정을 내린 사람이 바로 김 위원장이었다는 설도 있다.

김 위원장은 다큐멘터리 등 영화를 하루 1편이상 관람하며 자신의 전용 문헌고에 재외공관을 통해 수집한 각종 영상자료물을 보관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재외공관의 부정확한 보고나 협동농장의 허위과장 보고에 대해 개탄할 정도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