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 김정은 씨(가명)는 지난 1월 17일 본인 명의 계좌 30여 개가 한꺼번에 개설돼 중고 거래 사기에 활용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그에게 송금한 뒤 물건을 받지 못했다는 ‘사기 피해자’ 수십 명이 연락을 해왔고 경찰에 고소도 당했다. 얼마 전 저금리 대출을 해준다는 전화 상담사의 설명을 듣고 신분증 정보를 넘겨준 일을 깨달았지만 이미 사기 가담자가 된 뒤였다. 김씨는 1주일 뒤 숨진 채 발견됐고 경찰은 그에 대한 수사를 종결했다.○모임통장이 사기범 돈 세탁 역할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씨 사례는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5년 전 출시한 ‘모임통장’이 활용된 경우다. 중고 거래 사기가 늘면서 거래 전 상대방의 전화·계좌번호를 사기 이력을 알려주는 더치트 등에서 검색할 수 있게 되자 깨끗한 대포통장을 마련하기 위해 우회로를 뚫은 것이다.중고거래 사기범들은 모임통장의 경우 한 번 신분증을 인증하면 새 계좌를 계속 개설할 수 있고 해지한 뒤 그 다음날 다시 만들 수 있다는 허점을 노렸다. 중고 거래 사기범 일당은 지난 12일까지 중고장터에 김씨 명의의 계좌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아직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사기범들을 특정하지 못했다.이런 명의도용 피해자는 한둘이 아니다. ‘안충X, 김경X, 설하X’ 등 중고거래 시 조심해야 할 계좌주 이름 수십 개가 인터넷 카페에 공유될 정도다. 이들도 모임통장을 통한 대포통장 피해자로 추정된다.시중은행에선 한 곳에서 계좌를 개설하면 어떤 은행에서도 20영업일 안에는 계좌를 만들 수 없다. 2010년 금융당국이 ‘대포통장 근절 대책’의 일환으로 도입한 ‘20일 룰’ 때문이다. 반면 인터
서울시 상징 캐릭터 해치가 사람들의 고민거리, 걱정거리를 들어주는 공간이 서울광장에 마련된다. 서울시는 가정의 달을 맞아 다음달 2일부터 닷새간 서울광장(서울도서관 앞 잔디광장)에서 걱정을 행복으로 바꿔주는 ‘해치의 마법방울’ 스토리를 바탕으로 체험형 팝업(POP-UP) <해치의 마법마을>을 운영한다고 24일 밝혔다.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최초의 단독 팝업행사다.<해치의 마법마을>에서는 마법 비눗방울이 떠다니는 광경이 펼쳐질 예정이다. 그 너머로는 높이 8m에 달하는 초대형 해치&소울프렌즈 아트벌룬이 마법마을 방문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3~4일에는 해치가 탄생한 곳을 직접 둘러보는 컨셉의 이색적인 시청 투어 <해치의 마법탐험대>도 운영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집무실이 시민들에게 최초로 공개된다. 시는 올해 해치·소울프렌즈 디자인을 개편한 서울브랜드담당관을 ‘마법실험실’로, 브랜드총괄관실을 ‘마법용품점’으로 꾸미고 곳곳에 포토존을 배치했다.팝업은 각종 미션을 수행하면서 도장을 모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소망 메시지 월(wall)’과 ‘해치의 마법우체통’이 대표 프로그램이다. 소원거리를 적은 쪽지는 소망 메시지 월에 붙이고, 걱정거리는 마법우체통에 넣어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다. 이번 팝업을 통해 해치·소울프렌즈 인형을 처음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인형은 오는 7월부터 공식 판매될 전망이다. 일부 물량을 선 확보해 이번 팝업에서 한정수량만 먼저 내놓기로 했다.마채숙 서울시 홍보기획관은 “해
“중고 거래 사기를 막을 수 있다면 뭐든지 합니다.”중고 거래 사기 정보 공유 카페 ‘사기나라’ 운영진 A씨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피해자가 나서지 않으면 중고 거래 사기를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 활동 계기”라고 설명했다.2017년 개설된 사기나라는 가입자가 1만2451명에 달하는 인터넷 카페다. 40여 명의 카페 운영진은 매일 범죄자 이름, 휴대폰 번호, 계좌번호 등을 공유하고 회원들에게 알린다. 이 중 7명은 ‘중고 사기꾼 찾아내기’를 생업으로 삼다시피 한 열혈 ‘사이버 자경단’이다.카페 운영진인 50대 전업주부 B씨는 “100만원대 중고 거래 사기를 당한 이후 경찰에 사건을 접수했지만 소액이라 피해 금액을 돌려받기 어렵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처음부터 사기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이들은 자신들이 온라인 중고 거래 시장의 ‘백신’ 역할을 한다고 자부한다. B씨의 하루는 다양한 맘카페를 모니터링하면서 시작된다. 유모차와 장난감, 도서 등을 판다는 허위 판매 글을 올려 주부들을 유인하는 중고 거래 사기꾼들이 주로 활약하는 곳이다. 이들은 글의 패턴과 물품 사진 등을 통해 사기 여부를 판단하고, 카페 관리자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몇몇 카페에선 사기 의심 글을 직접 삭제하기도 한다. B씨는 “사기꾼이 거래가 완료되면 공지를 빠르게 삭제하고 다른 카페에 또 올린다”며 “비대면 중고 거래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거래 중인 이들에게 사기임을 알려 피해를 막는 활동도 한다. 사기꾼과 거래하려는 이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