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피중인 거액 사기범 변인호(43)씨는 8개 은행과 10여개 기업,증권시장을 농락한 희대의 사기극으로 IMF직전인 지난 97년말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변씨는 80년대초 서울 J대를 중퇴하고 중소 전자업체에 근무하다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누나 변옥현(52)씨의 일을 도와주면서 경매.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93년부터 서울 용산전자상가에 (주)J&B 등 5개 업체를 차려 반도체 수출을 하면서 한때 거금을 손에 쥐기도 했으나 그 이후에는 특별한 재력과 배경없이 무일푼으로 사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씨는 96년 반도체 가격이 급락해 손해를 보고 한보어음에 손을 댔다가 97년 1월 한보철강 부도로 2백60억원의 빚을 지자 본격적인 사기행각에 나섰다.

미국과 홍콩에서 활동하는 두 동생 성호(36),병호(33)씨까지 끌어들여 외국에 7개의 유령회사를 운영하며 "3형제 사기극"을 연출했다.

변씨는 주변사람들에게 "할아버지가 외무장관을 지냈고 어머니는 국내 7대 큰 손중의 한 사람으로 삼성 현대도 좌지우지한다"고 떠벌리고 다녔다.

최고급 승용차에 보디가드를 거느리며 특급호텔에만 묶었다.

수십억원대의 채권.수표 다발을 내보이며 업계의 실력자로 행세해왔다.

수사관계자는 "고혈압 증세가 조금 있지만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아내기 위해 일부러 약을 먹지않아 증세를 더 악화시키기도 했다"며 "해외에서도 은밀히 범행을 원격조정하는 등 치밀한 사기범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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