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주최로 2일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21세기 새로운 노사관계 패러다임 구축을 위한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 토머스 코한 교수와 해리 카츠 교수, 롤란드 스프링거 교수, 러셀 랜즈버리 교수, 나카무라 게이스케 교수는 모두 작업장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사관계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석학으로 인정받고 있는 교수 4명이 한 자리에 참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노동연구원이 주관한 이번 학술회의에서 대립주의에 기초한 국내 노사관계를 참여와 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구축하기 위한 여러가지 대안이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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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코한

과거에는 작업장이 지나치게 세분화된 분업과 전문화된 직무들로 구성됐다.

의사결정권은 관리감독자 손에 있었다.

이러한 전통적 시스템은 점차 회사와 근로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수 없게 됐다.

회사는 품질을 향상시키고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의사결정권을 하부 계층에 넘기는 작업의 재조직화를 단행해야할 필요성에 직면하게 됐다.

미국 회사들에서 작업장 혁신의 초기 사례는 직무충실화와 직무확대 원칙을 기본으로 하는 작업시스템을 갖춘 그린필드(greenfield; 비노조지대)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지난70년에는 노조 및 비노조 회사들을 대상으로 "근로생활의 질"(quality of working life)에 대한 실험이 시작됐다.

그러나 작업장 혁신속도가 빨라진 것은 80년대초 국제경쟁의 위협이 거세진 이후였다.

이러한 위협은 자동차산업에서 극심했다.

작업장혁신의 발전을 자동차산업에서 찾아볼 수 있다.

GM과 도요타가 합작으로 설립한 누미(NUMMI) 공장은 기술혁신이 작업관행 및 노사관계의 혁신과 통합될 때 성공적인 결과를 나을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문제 해결에 근로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장려하고 팀제 작업시스템을 도입한지 2년도 안돼 누미는 생산과 품질면에서 미국의 다른 어떤 조립공장들보다도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도요타의 고성과작업시스템이 GM의 프리몬트 공장에 도입된지 2년후 자동차 1대당 조립시간이 48.5시간에서 19.6시간으로 떨어지는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나 노동력을 도입한 것이 아니었다.

이는 GM이 최첨단 정보 및 제조기술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던 다른 공장들보다 무려 2배가량 높은 성과였다.

바로 "기계에 지혜를 주는 것은 근로자들이다"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증거였다.

이 원칙은 다른 산업의 실증 결과에서도 검증됐다.

최고 수준의 생산성과 품질을 낳기 위해서는 우선 정보와 다른 기술에 대한 투자를 작업장 교육훈련에 대한 투자와 결합해야 한다.

여기에다가 근로자들이 이런 기술들을 완전히 적용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작업시스템을 갖추어야한다.

폴 오스터만의 1997년 연구결과를 보면 미국내에서 이같은 작업시스템이 계속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미국 작업장의 38%정도가 작업시스템에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추정했다.

작업장혁신의 성과는 경이적이다.

주식시장 자료에 근거하여 전국적으로 추출된 회사 중에서 혁신적 작업시스템을 적용한 회사가 적용하지 않은 회사보다 근로자 1인당 1만5천달러나 더 많은 수익을 올렸다.

새로운 작업시스템의 채택은 더 높은 해고율과 관계가 있다.

그러나 근로자들에 대한 보상 증가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노조가 있는 회사의 경우 새로운 작업시스템을 도입하더라도 해고율이 높아지지 않았다.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식기반 또는 고성과 작업시스템의 확대를 장려하면 회사와 경제전반에 모두 긍정적인 혜택이 돌아간다.

다만 근로자들은 수입증대와 고용안정 측면에서 이런 혁신의 혜택을 누릴수 있는지 여부는 근로자를 대표하여 강력하고 독립적인 주장을 할 수 있는 노조가 존재하느냐에 달려 있다.

작업장 혁신이 지속되려면 노사 양측의 지지와 단체교섭,광범위한 노사 파트너십이 있어야 한다.

단체교섭은 지속적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거나 까다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토론의 장을 제공한다.

물론 노사 파트너십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 어렵다.

심각한 아웃소싱이나 다운사이징 또는 기타 다른 경제적 충격의 위협을 받을 경우 더욱 그렇다.

미국 경제에는 두 개의 비즈니스 모델이 경쟁하고 있다.

하나는 김대중 대통령의 견해를 반영한다.

이 모델은 모든 근로자를 지식인으로 변화시킨채 지식기반작업시스템의 보급과 관련 교육훈련을 전 노동력에 실시하도록 지원하는 조직적 전략 과 노동관행을 보장한다.

지식기반 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한 모델이다.

다른 모델은 지식근로자를 고수준의 전문가와 연구개발에 종사하는 기술근로자들인 엘리트계급으로 분류한다.

반면 단순생산및 저수준 용역작업은 아웃소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고 수준의 근로자들에게 기업가정신과 혁신을 조장하는 모델이다.

그러나 이 모델은 고수준 근로자들과 나머지 근로자들간에 현저한 격차를 만들어서 사회불균형을 확대한다.

반면 첫번째 모델은 폭넓은 지식기반경제를 건설하기 위한 광범위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용자와 노조가 협력할 경우 이미 이룩한 번영을 더욱 널리 공유할 수 있다.

노조와 사용자가 자신들의 경제적.제도적 환경에 맞는 파트너십을 세울 수 있다면 응집력 있는 사회실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