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과대학 연구팀이 스트레스가 어떻게 암과 퇴행성 질환 등 성인병을 유발하는지 밝혀줄 수 있는 획기적인 연구결과를 내놨다.

서울대 의대 유전자이식연구소(소장 서정선 교수)는 세포에 열과 자외선 등 스트레스가 가해졌을 때 만들어지는 스트레스 단백질이 세포자살(apoptosis)을 막아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생화학전문지 "저널 오브 바이오로지컬 캐미스트리(JBC)" 8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생물은 세포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스스로 죽고 새 세포가 생성되는 것을 반복,생명을 유지한다.

그러나 세포자살 메커니즘 이상으로 세포가 죽지 않으면 암과 같은 병이 생기고 신경세포나 뇌세포가 너무 빨리 죽으면 치매 같은 병에 걸리게 된다.

연구팀은 암세포주(U937)를 이용한 실험에서 유전자 조작과 열을 가하는 방법으로 스트레스 단백질인 열충격단백질(HSP:Heat Shock Protein)이 과도하게 나타나게 만들면 세포자살 물질을 투여해도 세포자살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열충격단백질로 인해 세포자살 과정초기에 "시토크롬 C(cytochrome C)"라는 물질이 "카스페이즈 3(caspase 3)"라는 효소를 활성화시키는 것을 막아 세포자살을 억제한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냈다.

이 연구결과는 세포가 열과 자외선 등 외부 스트레스에 잘 견디기 위해 스스로 생성하는 스트레스 단백질이 오히려 세포자살을 막음으로써 장기적으로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서 교수팀은 지난 96년 생체실험을 통해 열충격단백질이 과발현되면 암 유발 가능성이 높고 이는 세포자살이 억제되기 때문이라는 가설을 처음으로 제시한데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이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 교수는 앞으로 생명공학벤처기업인 마크로젠과 함께 열충격단백질을 파괴한 녹아웃(knock out) 생쥐와 스트레스 유전자가 없는 생쥐 등을 개발,특허화하고 스트레스와 각종 성인병과의 관계를 연구해 스트레스 치료제 개발 등에 활용케 할 계획이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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