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은 지난98년 창사 30년만에 최악의 경영위기에 내몰렸다.

물품을 운반하고 받은 어음이 잇따라 부도난데다 동아그룹 계열사에 대한 투자손실로 8백89억원의 적자를 냈다.

동아건설의 워크아웃으로 신용도마저 추락, 차입도 어려웠다.

곽영욱 대표이사는 지난해 5월 취임하자마자 "노사는 하나"라고 선언했다.

이와함께 <>고객에게 최고의 만족 <>주주에게 가치증대 <>종업원에게는 보람된 일터 제공이란 경영이념도 제시했다.

경영성과와 계획을 매월 전사원에게 알려주었다.

지난해 9월부터는 중요한 임원회의는 스피커를 통해 생중계했다.

매주 목요일에 실시되는 팀장회의에 노조간부를 참석시켰다.

지점장을 발령내기 전에 김학련 노조위원장과 협의했다.

"물류업체의 특성상 조합원마다 1백m만 차를 몰고가면 곧 사장이다. 내가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일하도록 유도해야한다"는 곽 사장의 소신이 "열린 경영"을 이끌어냈다.

노조는 노사간 믿음이 확고해지면서 "회사 살리기"에 나섰다.

98년에 이어 99년에도 50%의 상여금과 하계휴가비,잡비 전액을 반납했다.

이자부담을 줄이기위해 본사와 지점마다 "채권회수 빨리하여 일한 보람 다시찾자"는 표어를 내붙였다.

99년 1월부터 7월까지 37억5천만원을 조기회수한데 이어 올들어서도 지난 3월말까지 81억7천만원을 현금화했다.

노사가 합심한 결과는 경영실적 개선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에만 60억원의 이익을 올렸고 올들어 발생한 이익은 1백50억에 달했다.

지난해 흑자규모(1백41억원)를 이미 초과했다.

회사측은 그 보답으로 성과급을 포함,임금을 12% 올리고 10%의 주주배당을 결정했다.

노조의 경영참가 범위도 넓혔다.

경영과 관련,중요한 사안이 발생하면 경영진이 수시로 조합에 설명하고 협의키로 했다.

최근 2차례에 걸친 유상증자에 전사원이 참여한 결과 우리사주조합이 13.8%의 지분으로 최대주주가 됐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쟁의기금을 털어 2억원어치의 주식을 샀다.

대한통운은 동아건설과의 지급보증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면서 현재 1백51.8%의 부채비율을 내년말까지 50~1백%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남북경협이란 호재를 최대한 활용,독자경영을 통해 종합물류 선도기업으로 발전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 최승욱 기자 swchoi@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