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김선치 소장(58)은 "회사의 발전은 노사화합없이는 절대 불가능하다"며 "노사가 서로 믿고 힘을 합치면 않될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98년 IMF체제를 종업원과 함께 극복하고 선박건조 최적흐름생산시스템(TACT)을 조선업계에선 처음으로 적용하는 등 선진경영으로 11년의 무쟁의 산업평화를 달성한 주역이다.

이 덕택에 지난해 3조5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흑자경영을 실현하고 우량조선소로 도약,국가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의 하루는 쉴틈이 없다.

업무시간 1시간 전인 오전 7시부터 1백만평 현장을 오토바이를 타고 누비며 하루 일과를 준비한다.

눈에 띄는 사원의 이름을 부르며 등을 두드린다.

점심,저녁시간때마다 계층별로 이뤄지는 대화시간에도 참석한다.

평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면 노사신뢰가 쌓일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지난 97년부터 불어닥친 경제난국을 이겨내기 위해 벌어진 임금인상 회사위임 서명운동에 전 사원의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냈다.

국내 조선업계 처음으로 근로자들이 임금인상을 회사에 위임하는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 운동의 결과는 다른 업체에도 퍼졌다.

한라중공업이 무쟁의 임금타결을 결의하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역시 순조로이 임금협상을 합의하는데 도움을 줬다.

산업계 전반에 걸쳐 건전한 생산적 노사문화 정립을 위한 일대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또 작업 최적화 시스템 도입과 품질공개평가제도,선박평생돌보기,도크 회전율 높이기 운동 등도 노사가 함께 펑생 직장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추진해나갔다.

이같은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지난 97년이후 근로자들이 주축이 돼 생산성 향상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주요기자재는 생산일정에 맞춰 생산현장으로 바로 공급되도록 하는 등 신속한 작업을 통해 낭비시간을 줄이고 있다.

협력업체와 납품업체의 투명거래질서 확립,혁신 아이디어 공모,하루 20분 더일하기 운동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김 소장은 98년 생산혁신세계 컨퍼런스 경영자상을 받은데 이어 지난해 9월 신지식인으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 부산=김태현 기자 hyun@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