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에게 건강의 ''금언''(金言)이었던 의학계의 유명한 학설들이 최근 반증사실이 밝혀지면서 하나둘씩 무너지고 있다.

섬유가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먹으면 결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금언이 가장 최근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학설중 하나다.

이 학설은 1970년대에 아프리카의 가난한 농촌지역 주민들이 생활이 윤택한 서방지역 주민들에 비해 결장암 발생률이 현저히 낮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부터 대두되기 시작했다.

그후 결장암 발생률이 높은 지역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그곳의 식사습관을 따르다보니 결장암 위험이 높아졌다든가 동물에 발암물질과 함께 섬유가 많은 먹이를 먹였더니 암이 발생하지않았다는 등 이 학설을 뒷받침하는 많은 증거들이 발표되었다.

또 섬유는 대변을 크게 만들고 발암물질들을 희석시키며 나쁜 물질들을 소화관을 통해 신속하게 체외로 배출시킨다는 점들이 지적되면서 이 학설은 더욱 확고해졌다.

심지어 각국의 보건당국은 결장암 예방법중 하나로 고섬유식을 권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 이를 반증하는 결정적인 2건의 연구보고서가 발표되었다.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직적인 실험을 통해 저지방, 고섬유 식사를 하게 한 결과 결장암 시작의 제1단계인 용종(茸腫) 발생률이 전혀 낮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의 월터 윌렛 박사가 발표한 또 하나의 연구보고서는 8만8천7백57명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16년에 걸쳐 실시한 조사분석 결과 섬유와 결장암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이외에 최근에 와서 무너진 학설로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폐경여성들이 걸리기 쉬운 심장병을 막아준다는 것 등이다.

염분 섭취가 건강에 나쁘다거나 계란이 건강에 도움이 되지않는 식품이라는 학설도 마찬가지다.

에스트로겐의 심장병 예방효과설은 강력한 의문이 제기된 상태고 염분 섭취가 고혈압의 중요한 원인이 아니며 계란을 하루 한개씩 먹어도 심장마비 위험이 없다는 것은 이제 확실한 사실이 되었다.

물론 건강에 관한 모든 금언들이 무너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흡연 비만 포화지방이 건강에 나쁘고 과일 야채 도정하지 않은 곡물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학설은 여전히 확고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부 의학계의 학설들이 이처럼 무너지고 있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허술한 방법으로 실시된 실험결과와 조사결과,엇갈리는 연구결과 그리고 불완전한 관찰 등을 확실한 결론으로 받아들이려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