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희귀종인 황금박쥐가 2년째 전남 함평군 폐금 동굴에서 집단 동면한 사실이 확인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24일 함평군은 환경부가 멸종 위기 동물 제1호로 지정한 세계적 희귀종인 오랜지색의 황금박쥐(학명 붉은박쥐) 1백여마리가 대동면 덕산리 폐금동굴 등 3개 동굴에서 동면후 날아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동굴에서 나온 이 황금박쥐들은 함평군내 대나무밭 등 숲이 우거진 컴컴한 곳에서 밤에 활동하고 낮에는 3-5마리씩 짝을 지어 대나무 등에 매달려 잠을 자며 기온이 낮아질 경우 동굴로 다시 돌아와 잠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몸 길이 4.3-5.7㎝로 진한 오렌지색 몸통에 날개부분이 검은색을 띠고 있는 이 박쥐는 중국 남부와 일본 대마도 등지에서 10마리 미만의 채집 기록이 있을뿐 이처럼 집단 서식지가 확인되기는 함평이 처음이다.

특히 황금박쥐는 암수 성비가 1대 40인데다가 생태계 파괴 등으로 마리 수가 줄어 멸종위기에 놓인 세계적 희귀종이다.

군은 지난해 12월 동면에 들어간 황금박쥐를 보호하기 위해 박쥐가 동면하고 있는 동굴을 일체 비밀로 하는 한편 인근 마을 주민 2명을 ''황금박쥐 지킴이''로 위촉해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등 24시간 감시활동을 벌인바 있다.

한편 황금박쥐는 지난해 2월 이 동굴 등에서 87마리가 집단으로 동면해 전국적인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조근영기자 chogy@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