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치구들이 세수를 늘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공사입찰수수료를 올리고 있어 영세건설업체에 부담을 주고 있다.

20일 서울시가 집계한 "입찰 참가수수료 징수현황"에 따르면 자치구 공사입찰수수료는 <>중구 5백50원 <>강서구 1천원 <>마포구 3천원 <>동대문구 5천원 <>관악구 1만원 등각 자치구마다 다르게 책정돼 있다.

도봉구의 경우 5억원 이상 공사에 2만원을 받고 있고 금천구는 10억원 이상 공사 입찰 신청시 3만원을 징수한다.

97년 하반기 이후 경쟁적으로 용산 동대문 성북구 금천구 등 14개 자치구가 공사입찰수수료를 올렸고 오는 5월에는 성동 서대문 동작 서초구가 이를 인상할 계획이다.

서울시를 포함해 나머지 자치구들도 올해안에 수수료를 현실화 할 계획이다.

강남구의 경우 지난해 물품.용역 계약 건수를 제외한 공사계약이 71건에 이른다.

자치구 조례로 정해놓은 공사입찰수수료가 1만원이고 공사입찰 1건당 보통 2백여개 업체가 몰리는 것을 추산하면 작년 한해동안 적어도 1억4천만원 이상의 수입을 챙겼다.

다른 계약건수까지 합치면 액수는 훨씬 늘어난다.

도봉구는 수수료를 공사 액수별로 다르게 적용시켜 2~5억원 사이의 공사는 1만5천원,5억원 이상은 2만원을 징수한다.

지난해 구의 10억미만 공사가 52건이었고 10억이상는 3건이었으므로 1억7천만원 이상을 수수료로 챙겼다.

전기공사에는 6~7백개 업체가 입찰에 참가함으로 입찰수수료 수입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세한 업체들에게는 입찰에 참가하는 것만도 재정적 부담이 된다.

입찰에 2백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하므로 낙찰될 확율도 낮다.

중소건설업체 Y(용일토건)토건은 지난 3월 한달동안 3백여건의 관급공사 입찰신청을 내 2백4만원을 썼다.

M(문호종합건설)건설은 4백건에 응찰,1백90만원을 수수료로 지불했다.

중견 건설업체 한 간부는 "늘어나는 입찰수수료는 영세한 업체에게는 큰 재정적 부담"이라며 "그래도 공사는 따내야 하니까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입찰신청을 낸다"고 말했다.

이런 업계의 불만을 대변하기 위해 대한건설협회는 2년전 지방자치단체 공사입찰수수료의 합리적 책정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행정자치부에 낸 적이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법이 입찰수수료 책정문제를 자치단체 위임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어 중앙정부나 서울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협조를 부탁하는 권고 조치가 전부이다.

대한건설협회 계약제도 관계자는 "한정된 공사물량을 따내려고 여러 곳에 입찰신청을 내는 업체들에게 필요경비 이상의 과다한 수수료를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며 "객관적인 원가분석에 의해 수수료를 적정한 수준으로 통일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행정관리국 장재욱 계약팀장은 "올들어 자치구들이 급격히 입찰수수료를 인상해 영세업체들로부터 많은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며 "입찰수수료의 현실화가 필요하지만 얼마를 거둘 것인지 평가분석이 선행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석 기자 yooy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