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4년 정부는 새로운 컨테이너항 건설후보지로 전남 광양항과 충남 아산만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었다.

그리고 최종결정은 공단이 밀집된 경인지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산만으로 기울고 있을 무렵이었다.

광주.전남지역에선 지역균등발전의 명분을 앞세워 몇몇 지역인사들이 정부 요로를 찾아다니며 광양유치를 호소했다.

결국 새로운 컨테이너항 후보지는 광양으로 결정됐다.

당시 광양유치를 이끌어낸 주역은 "광주.전남 21세기발전협의회"소속 인사들이었다.

21세기발전협의회는 83년 정득규 당시 전남대총장 제의로 지역내 대표적 상공인과 문화예술계,학계,여성계 인사들이 모여 발족한 순수 민간단체다.

문화예술 진흥과 인재육성 등 지역발전을 표방하며 올해로 16년째 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특히 박정구 금호그룹회장,이훈동 조선내화회장,임광행 보해양조회장,고광표 대창석유 초대회장,박용훈 광주전남경영자협회장 등의 상공인들은 기업이익의 지역환원 차원에서 임원을 맡았다.

이 단체의 장점은 다른 단체와 달리 재정이 탄탄하다는 것.

그동안 회비로 43억원이 걷혔다.

지금은 이 기금이 70여억원으로 불어났다.

협의회가 매년 벌이는 각종 사업들도 기금의 이자로 실시한다.

호남 최대의 미술전인 "무등미술대전",일본 가고시마와의 "국제미술교류전",각종 학술회와 박사.고시과정 및 선행 중.고생 등에 대한 "장학사업",무료법률강연 및 상담,사회복지시설 지원 등이 주요 사업들이다.

이와 함께 지역경제발전을 위한 각종 연구 및 용역사업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42건의 성과물을 내놓아 광주와 전남 지자체의 발전계획수립에 활용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85년과 86년 발표한 전남지역자원조사와 전남공업발전 중장기계획은 전남도의 권역별 발전계획수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94년 전남지역실버타운 종합개발연구는 책자를 요청하는 지자체들의 문의가 줄을 잇기도 했다.

또 95년 UR(우루과이라운드)협상극복을 위한 무화과 가공식품개발의 경우 전남 영암무화과영농조합에 기술지도를 벌여 무화과잼과 식초 등의 시제품생산으로 이어졌다.

광주에 보훈병원 유치,강진 영랑생가와 오지호 화백 생가복원사업 등도 이 단체가 건의해 일궈낸 성과다.

올해 협의회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광주문화센터"건립이다.

동구 지산동에 부지 8백15평을 매입,전시장 공연장 회의장 정보센터를 갖춘 4층규모의 종합 아카데미하우스를 늦어도 내년까지 건립해 시민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발전협의회는 이 센터에서 연극과 오페라 국악 음악회 등을 분야별로 공연하고 각종 예술단체에도 전기료 등의 실비만 받고 빌려줄 방침이다.

또 동시통역시설을 갖춘 회의장은 광주 전남지역 최초로 선보이게 될 예정이다.

박용훈 남일피혁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다.

고창현 조선대명예교수,김기창 중앙내과원장,박용하 여수상의회장,고재일 대창운수사장,정환담 전남대교수,최상옥 남화토건회장,지춘상 전남대 명예교수,박상섭 서양화가,조기정 도예가 등이 이사를,김응렬 변호사와 임화춘 보성녹차영농조합법인 대표가 감사로 활동하고 있다.

<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