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밤 개표가 중반전으로 접어들면서부터 여론조사 회사들의 출구조사와 다소 다르게 나타나자 시민들은 "이번 여론조사도 지난 15대 총선때 처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다.

일부 격전지의 경우 개표가 진행될수록 출구조사 결과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자 일부 시민들은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그러한 여론조사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느냐"며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일부 경합지역의 경우 출구조사에서는 우열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밤이 깊어갈수록 엎치락뒤치락 경합을 벌이는 선거구가 늘어나는 혼전을 거듭하자 출구조사에 대한 불신은 극도로 높아졌다.

지난 96년에 치러진 제15대 총선에서도 방송사와 여론조사기관의 공동출구조사 결과는 30여곳에서 빗나가 ''믿을 수 없는게 출구조사''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이같이 출구조사가 빗나가고 있는 것은 아직까지 우리 국민들이 여론조사기관의 설문조사에서 야당지지의사를 밝히기를 꺼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기성세대들의 경우 과거 군사정권 시대때부터 집권여당과 정부기관에 불리한 진술을 할때 이롭지 못한 일을 당할 수도 있다는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해 ''표따로 응답따로'' 식으로 여론조사에 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본 야쿠자를 살해한 죄로 일본형무소에 수감됐다 지난해 석방된 권희로(72)씨는 이날 생애 처음으로 고국에서 주권을 행사했다.

권씨는 13일 오전 10시30분 부산시 연제구 거제1동 거학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후원자인 삼중스님과 함께 투표를 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권씨는 "귀국후 한국인이 되기위해 노력해왔지만 실감하지 못했으나 이렇게 투표까지 하고보니 이제 진짜 한국인이 된 것같아 감격스럽다"고 기뻐했다.

수원 안양 등지에 사는 탈북자들도 13일 난생 처음 접해보는 자유.비밀선거 방식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고귀한 투표권을 행사했다.

이들은 투표관리종사원들에게 투표절차에 대해 설명을 듣은 뒤 기표소로 들어서는 등 처음 해보는 비밀투표에 다소 낯설어 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도 안산시 사1동 고향마을 아파트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영구귀국 사할린 동포들과 경기도 광주군 퇴촌면 "나눔의 집"에 살고 있는 종군 위안부 출신 할머니 8명도 고국에서의 귀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강원도 동해 삼척 강릉 고성 등 산불피해지역의 투표율이 낮은 수준을 보였다.

강원도 선관위에 따르면 13일 오전 11시 삼척 28.1%(15대 당시 42.3%),동해 24.6%("32.1%),강릉 25.9%(33%)등 투표율 낙폭이 두드러졌다.

이날 산불이 발생했던 강원 영동지역과 경북 울진군은 예기치 못한 산불로 신분증을 잃은 주민들에게 주민등록증을 신속히 재발급하거나 관할 선관위가 산불 이재민에 한해 읍.면사무소에 보관돼있는 주민등록 원본으로 신분확인이 가능토록해 큰 문제 없이 투표가 이뤄졌다.

산불진화에 나선 군 간부장교 2천9백72명도 이날 부대별로 조를 편성,교대로 투표에 참가했다.


<>.소 구제역 발생으로 사람과 가축의 이동이 제한된 파주 화성 용인 등 경기도내 3개 지역은 마을 출입이 번거로워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다른지역과 비슷한 투표율을 보였다.

파주시 파평면 금파1리 아랫샘마을 유권자들은 마을진입로에 뿌려놓은 생석회를 신발에 고루 묻히는 소독을 한뒤 마을 밖으로 나와 투표소가 마련된 파평면사무소로 향했다.

용인시 남사면 방아2리 방축마을 주민들도 대기중이던 방역요원들로부터 소독절차를 밟은 뒤 투표에 참가했다.

충남 홍성군 구항면 지역에도 철저한 방역과 소독작업 속에서 별탈없이 투표가 진행됐다.

이날 3가구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장양리 지역 주민들은 "먼저 투표를 하면 감염 우려가 있다"며 오후늦게 한꺼번에 차량으로 이동,투표했다.


<>.선거일인 13일 경기지역의 골프장들은 "휴일"을 즐기려는 골퍼들로 초만원을 이룬 반면 설악권 관광지는 산불의 여파로 설렁한 분위기를 보여 대조적이었다.

용인시 모현면 레이크사이드 컨트리클럽(54홀)에는 2백44팀(7백40~1천명)의 내장객들이 몰려 평일 2백팀(6백여명)을 크게 웃돌았다.

군포시 구곡동 안양베네스타골프장(18홀)에도 평일 40팀에 비해 20팀이나 많은 60팀이 찾았다.

그러나 국립공원 설악산에는 오전 10시30분까지 8백여명이 입장,평상시 토.일요일 수준에 크게 못미쳤다.

설악권지역 콘도미니엄의 이용객도 적어 객실수가 1천5백64실인 설악한화리조트의 경우 12일 객실 이용률이 20%수준에 불과했다.


<>.낙도인 전남 신안군 압해면 우간도 주민들은 13일 오전 9시께 소형어선을 타고 투표소가 설치된 큰 섬으로 나와 1백% 투표를 마쳤다.

총 주민 58명중 유권자가 53명인 우간도는 이날 오전 8시30분께 마을 이장 소유의 1t급 소형어선을 이용해 유권자 모두가 뱃길로 10분거리인 압해도로 나와 쌍룡분교에서 투표를 했다.


<>.이날 선거에서는 마을버스를 무료로 태워주고 소방서 119구급대가 병원입원 환자를 투표소로 이송해주는 등 갖가지 미담사례가 쏟아졌다.

전북 부안군 위도면 위도에서 단 1대뿐인 마을버스를 운영하고 있는 주원훈(58)씨는 평소 구간별로 5백~6백원을 받던 마을버스 차비를 받지 않고 섬주민 6백여명을 투표소까지 태워줬다.

주씨는 대부분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섬주민들이 투표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무료로 순환버스를 운행했다.

경북 안동에서는 안동소방서가 시내 각병원에 입원중인 환자 15명을 119구급차로 거주지 투표장소까지 이송,투표하도록 편의를 제공했다.

충남 예산군 광시면 제2투표소인 광시초등학교에서는 예산군의 최고령자인 정이월씨(여,117)가 가장 먼저 투표할 수있도록 먼저온 투표자 10명이 순서를 양보하는 아름다운 모습도 보였다.


<>.경북 칠곡군 북삼면 보손리에 사는 김향이(85) 할머니는 노환으로 몸이 불편한 가운데서도 신성한 주권행사를 위해 투표장을 찾았다가 숨져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김 할머니는 13일 오전 8시30분께 북삼면 숭산초등학교에 마련된 칠곡군 북삼면 제1투표소에 손자 차모(34)씨와 함께 투표장에 도착해 참관인 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인근 혜원성모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곧 숨졌다.


<>.부산 수영구에 출마한 민국당 신종관 후보는 선거하는 해와 같은 띠인 용띠 처녀가 첫 투표를 하면 당선된다며 운동원 자녀 중 25세 처녀 3명을 12일 자정부터 각 투표소에 대기시켰다가 13일 문을 열자 첫번째로 투표하게 했다.

신후보측은 또 5세 남아를 어머니가 업고 투표할 경우 당선된다는 또다른 속설을 믿고 당원과 운동원 자녀중 5세 남아와 어머니를 수소문해 모두 40여명의 모자를 선정해 투표하도록 했다.


<>.이번 총선의 투표율이 크게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촌락이 밀집해 있는 울주군 각 투표소에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과 스님들이 투표를 해 주권행사의 참뜻을 일깨워주었다.

울주군 상북면 석남사 스님 40여명은 새벽 예불을 마친 후 이날 오전 6시30분 제3투표소인 궁근정 초등학교에 차량을 이용해 집단 투표를 했다.


<>.울산시 남구 삼산동사무소의 지행행정직 7급 고여경(여. 43)씨는 13일 부친의 사망소식을 전해듣고도 선거 총괄담당자라며 자리를 떠나지 않아 공직자로서의 철저한 직업의식을 보여주었다.

고씨는 이날 오전 7시55분경 부친 고광철씨(73)가 만성 질환으로 자택에서 별세했다는 소식을 듣고 장례를 위해 복귀하라는 주위 동료들의 권유에도 불구,투표가 끝날때까지 업무를 계속했다.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인 청주맹학교 학생 16명도 청주 일신여고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학교측은 학생들의 실수를 막기 위해 투표에 앞서 2차례에 걸쳐 기표연습을 했으며 올바른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후보자 약력과 공약,홍보물 등을 학생들에게 읽어 주기도 했다.

< 총선특별취재반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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