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싸롱과 외식업체가 급증하고 있다.

반면 다방과 단란주점은 줄어드는 추세다.

IMF(국제통화기금) 체제를 벗어나면서 다시 소비가 사치스러워 지는 징후다.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의 식품위생 접객업소는 작년말 현재 64만8천4백42개로 98년말(63만6천2백44개)보다 1만2천1백98개(1.9%) 늘어났다.

최근 몇년동안 매년 3만~4만개 업소가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는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것이다.

그러나 "여성종업원을 두고 노래를 부르며 술을 마실 수 있는" 룸싸롱(유흥주점)은 98년말 1만7천3백70개에서 99년말에는 1만9천5백73개로 2천2백3개(12.7%)나 늘어났다.

식품접객업소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96~98년 3년동안 매년 평균 3백54개의 룸싸롱이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6배를 넘는 증가폭이기도 하다.

매출액의 20%를 특별소비세로 물리고 교육세(6%)를 따로 부과하는 데도 아랑곳 없이 늘어나기만 한다.

이같은 룸싸롱의 수는 20~64세의 남성 7백54명당 1개에 해당하는 꼴이다.

단란주점까지 합치면 성인남성 3백49명당 1개 꼴로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부르는 주점이 성업중이라는 얘기가 된다.

지역별로 보면 작년 한해동안 서울과 부산에서만 각각 3백79개와 2백56개의 룸싸롱이 늘어났다.

일반음식점도 작년 한해동안 1만2백87개(2.0%) 증가했다.

IMF이후 명예퇴직자들이 집중적으로 음식점을 냈던 98년에 비해서는 증가율이 둔화되긴 했지만 외식업소는 인구 87.4명당 1개 꼴로 영업을 하고 있을 정도다.

이에비해 다방은 집중적으로 단속을 받으며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작년말 현재 전국의 다방은 4만2천1백91개로 한해동안 2백60가 없어졌다.

98에 2천4백57개가 늘어났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10대 가출소녀들이 주로 "티켓다방"에 취업해 윤락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력하게 단속을 벌이고 있다"며 "가뜩이나 손님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단속까지 겹쳐 "장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매년 2천~3천개씩 급증하던 단란주점도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작년 한해동안 전국에서 단란주점 1천8백44개(7.5%)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6백40개(9.2%),부산에서 2백62개가 줄어들었다.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부르되 여종업원을 두지 못하게 돼 있는" 단란주점은 이같은 규제 때문에 손님이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여종업원" 때문에 자주 단속을 받게 되자 아예 손님들이 많이 몰리는 유흥주점으로 바꾸어 버린게 단란주점이 줄어든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규제가 심해지면 해당 업종을 그만두거나 동종 업종중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건전한" 업종으로 바꿀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라며 "그러나 호화사치업종으로 고객이 몰리자 접객업소들도 규제나 세금에 개의치 않고 대형화 사치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도경 기자 infofes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