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발생한 서울 종로구 모아파트 여중생 살인사건은 아버지에게 꾸중을 들은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의 "화풀이 범행"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숨진 송모(12.여.B여중 1년)양과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C모(15.E중 3년)군을 이 사건의 용의자로 붙잡아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C군은 지난 15일 오후 5시40분께 이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귀가중이던 송양을 뒤따라가 승강기에 같이 탑승한 뒤 송양이 11층에서 내리려 하자 지니고 있던 흉기로 왼쪽 목을 한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다.

송양의 피가 묻은 교복 셔츠를 집에서 세탁, 범행을 은폐했으며 그 이후 학교에 정상적으로 등교해 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조사결과 C군은 범행 당일 집안에서 아버지(51.인테리어업)가 술에 취해 어머니와 누나에게 심한 욕설을 퍼붓자 이를 말리다 오히려 자신의 성적 문제로 꾸중을 듣자 홧김에 주방에 있던 흉기를 들고 나가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던 중 송양을 발견하고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C군은 경찰에서 "송양을 보자 "세상 여자들은 다 행복하게 사는데 우리 엄마만 고통스럽게 살고 있다"는 생각에 순간적으로 찔렀다"고 진술했다.

C군은 지난 1일 지방에서 서울로 이사를 와 E중으로 전학했으며 학교성적은 하위권이나 학업태도와 교우관계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준영 기자 tetriu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