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조합원의 찬반투표 없이 조합원 결의대회만 거친 채 노조 집행부가 강행한 파업은 불법이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파업 역시 불법으로 최종판결 됐다.

파업의 절차와 목적을 노동관련법의 조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한 이번 판결에 대해 재계와 노동부는 환영하고 있지만 노동계가 반발하고 나서,파장이 예상된다.

대법원 형사 2부(주심 조무제 대법관)는 16일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만도기계 노동조합 조직국장 황모씨(33)에 대한 상고심에서 일부 무죄를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용자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쟁의행위를 할 때는 조합원 투표에서의 과반수 찬성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야 하도록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규정돼 있다"며 "노조가 파업에 필요한 절차를 따를 수 없는 납득할 만한 사유가 없는 한 투표를 거치지 않고 파업에 돌입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노조측은 회사에 총력투쟁 방침을 미리 알린 데다 규찰대까지 조직해 현장을 순찰하면서 파업참가를 독려했다"며 "사실상 파업의 일환으로 결의대회를 열었다는 점에서 적법한 절차를 밟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원심에서는 파업 찬반투표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노조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결함일 뿐인 만큼 조합원 대다수가 참석한 결의대회를 총회로 볼 수 있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었다.

대법원은 이와함께 이 회사 노조가 구조조정 방침에 맞서 파업을 벌인 데 대해서도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 관련 사안은 경영권에 해당되는 것으로 쟁의대상이 될 수 없다"며 1.2심과 같이 유죄를 인정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대법원의 판결은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황씨는 지난 98년 5월6일 조합원 결의대회를 갖고 이튿날부터 11일까지 체불임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 최승욱 기자 swchoi@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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