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년제 대학의 상경계열학과 교수들은 각 과마다 한 두명을 제외하고 모두 미국박사 일색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학과를 통털어 봤을 때도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교수 가운데 미국박사출신이 67%로 절대 다수를 차지,국내 학계의 미국편향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내용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대학교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올해 처음 작성,13일 발간한 "2000년도 전국 대학교수 명부"에서 밝혀졌다.

이 명부에 따르면 전국 2백4개 4년제 대학(14개 대학원및 과학기술계 대학 포함)의 전임강사급 이상 교수 4만5천8명 가운데 박사 학위소지자는 3만7천2백89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국내박사출신은 22만2천3백32명으로 59.9%였으며 외국박사출신은 1만4천9백57명으로 40.1%를 차지했다.

김형근 대교협 정책연구부장은 "굳이 박사학위가 필요가 없는 예.체능계열이나 국문학,국사학등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따는 것이 더 유리한 경우를 제외하면 미국박사출신 교수의 비중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박사출신 교수들을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1만52명을 전체의 67%를 차지했으며 그 다음이 <>일본 1천9백명 <>독일 1천92명 <>프랑스 6백16명 <>영국 3백29명의 순이었다.

특히 장기적으로 경제발전모델이나 경제정책수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상계열교수의 미국 편중현상은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미국 한 국가에 집중돼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세대(서울캠퍼스)의 경우 상경계열로 분류되는 경영.경제.응용통계학과 교수 69명 중 94%인 95명이 미국박사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 36명 중 미국박사출신이 94%인 34명이며 비미국박사출신은 2명에 불과했다.

또 경제학과는 25명 중 1명을 제외한 24명이 미국박사출신이었다.

응용통계학과 역시 8명 중 7명이 미국박사로 채워진 것으로 조사됐다.

고려대 역시 상경계열은 미국출신박사들 교수자리를 싹쓸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학과 교수 42명 가운데 90.5%인 38명이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왔으며 나머지 4명은 영국 또는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학과는 교수 20명중 17명이 미국박사였으며 심지어는 농업경제학과 교수마저 6명 가운데 5명이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대인 서울대는 경제학부 교수 30명 가운데 83%인 25명이 미국박사출신이었으며 경영학과 교수 역시 30명 미국박사가 76.7%인 23명을 차지했다.

이들 미국박사출신 교수들은 학계뿐 아니라 금융발전심의회 등 정부가 운영하는 각종 위원회,자문회의의 중요멤버로 참여하고 있어 학문적인 편식은 물론 경제정책의 대미 종속마저 우려되고 있다.

연세대 경영학과의 경규학 교수는 "미국박사 출신교수들이 우리나라처럼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며 "특정 국가출신 교수들이 학계를 독차지하다시피하는 것은 학문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광현 기자 kkh@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