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올해 처음으로 황사현상이 생겼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는 예년보다 3~4회 정도 황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호흡기가 허약하고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건강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황사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대비책을 한림대 성심병원(안양시 평촌) 김동규 호흡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황사의 정체 =황사현상은 3~5월에 주로 생기며 연간 5일 정도 나타난다.

황사는 규소 알루미늄 칼슘 칼륨 등의 알칼리성 물질이 주성분이어서 산성화된 토양을 중화하는 이로운 역할을 한다.

또 우려하는 것과는 달리 구리 카드뮴 납과 같은 중금속으로 인한 악영향은 거의 없다.

비가 올때도 황사로 인해 산성비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황사는 입자의 직경이 20미크론m로서 폐조직에 달라붙는 5미크론m 이하의 분진입자보다 알갱이가 크다.

따라서 폐조직에 이렇다할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연구에 따르면 황사는 건강에 큰 위협을 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황사를 전후해 대형병원에는 호흡기환자가 10%가량 늘어난다는 통계가 있어 가볍게 넘길 문제는 아니다.

황사의 발원지인 중국은 에너지원의 70% 이상을 화석연로에 의존하고 있다.

대기분진의 약 60%, 황산화물의 약 80%가 화석연료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자동차보급의 증가로 대도시지역은 자동차배기가스에 의한 대기오염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오염물질이 황사와 결합해 한반도로 넘어온다는 사실을 간과할수 없다.

게다가 황사는 배기가스 자외선 오존 등에 의해 직간접적으로 유해성이 높아진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 황사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황사에 질소산화물이나 황산화물이 결합하면 만성기관지염의 원인물질이 된다.

이에 노출될 경우 객담 기침이 유발되고 만성폐쇄성폐질환이나 천식 같은 만성호흡기질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킨다.

특히 이런 미세분진들은 오존이나 태양광선과 반응해 그 독성이 강해진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조수헌 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오존농도가 전날에 비해 0.005PPM(서울시의 연평균 오존변화치는 0.003PPM) 증가하면 <>호흡기 환자수는 17% 늘어나며 <>어린이 호흡기질환자는 5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산화물은 수용성이기 때문에 대부분 상기도 기관지에서 걸러진다.

하지만 심한 운동을 할 경우 호흡량이 커져 코에서 입으로 바로 공기가 흡입되고 코가 필터기능을 못하게 되므로 오염된 공기를 더 많이 마시게 된다.

뿐만 아니라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에도 노출되기 쉽다.

이럴 경우 특히 천식 환자들이 위험하다.

기관지가 수축되고 천식발작의 횟수가 증가돼 응급실을 찾거나 입원하는 횟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애연가 노인 영아 심장질환자들도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흡연은 호흡기의 면역기능을 악화시키고 노인과 영아는 폐활량이 작고 면역력이 약해 황사가 날릴때는 폐렴같은 질환에 쉽게 감염될수 있다.

심장질환자는 산소부족으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에 걸리기 쉽다.

정상인도 감기나 급성기관지염의 발병빈도가 늘어나고 폐활량이 감소되는 추세가 나타난다.

황사는 호흡기 외에 눈과 코의 점막을 자극하여 결막염이나 비염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 황사현상 대응법 =뚜렷한 대책은 없지만 황사가 나타나면 천식환자 등 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먼지가 많은 곳에서는 코로 숨을 쉰다.

황사현상이 있는 날은 오전9~11시, 오존주의보가 내린 날은 오후2~4시에 실외활동을 줄인다.

외출 후에는 노출부위를 깨끗하게 씻고 양치질을 한다.

기도의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신다.

잘 때에는 가습기를 틀어놓거나 젖은 수건을 방안에 널어놓는다.

항산화성분인 베타카로틴 비타민C와 E를 다량섭취하고 고단백식사를 겸해 호흡기의 면역력을 높인다.

천식발작증세가 나타나면 항콜린제나 크로몰린 성분의 흡입제를 사용해 증상의 악화를 예방할수 있다.

기침이 3주 이상 계속될 때는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한다.

기침과 함께 가래가 있을 때는 세균에 감염된 것이므로 항생제를 복용한다.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