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깊숙한 해저의 청정 바닷물이 고부가가치의 "산업자원"으로 개발된다.

수심 2백m 밑의 바닷물을 끌어올려 수산물 양식과 에너지개발,식품제조,발전 등의 산업에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해양부는 12일 "동해 심층수 다목적 개발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미국 일본 스웨덴에 이어 세계 4번째 시도다.


<>심층수의 가치=수심 2백m 밑에 있는 바닷물에는 태양 빛이 닿지않아 식물이 번식하지 못한다.

이로인해 심층수엔 바다표면층에 비해 무기 영양류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물고기 입맛에 맞는 다양한 식품이 녹아있다는 것이다.

심층수가 표층으로 흘러 올라오는 지형을 이룬 남미의 페루 연안이 세계적인 황금어장인 것도 바로 심층수의 영양분 덕이다.

이를 양식에 이용하면 최고의 "사료"가 된다.

또 심층수는 수질악화의 원인인 유기 물질이나 병원균 등이 거의 없는 청정수다.

염분이 함유된 물을 쓰는 식품제조업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연중 수온이 섭씨 1~2도를 유지하는 차가운 물이다.

저온성을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다.

심층수는 한마디로 영양분과 청정성,저온성을 골고루 갖춘 "천연 원자재"라 할 수 있다.

문해남 해양부 해양개발과장은 "무공해 천연 해수인 심층수를 이용해 송어를 양식할 경우 담수로 양식하는 것 보다 3배의 이익을 올릴 수 있다"며 "동해의 심층수는 어민들에게 고소득을 안겨주는 것은 물론 "신해양산업 시대"를 열어줄 숨겨진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자원으로 활용=우리나라 동해안의 경우 심충수를 활용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해양연구소 김현주 박사는 "동해안은 최대수심 3천7백62m,평균수심 1천5백30m로 해안지역 3km 이내에 심층수를 개발할 수 있는 지역이 많다"고 말한다.

평균 수온도 매우 낮아 경제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해양수산부는 동해 심층수를 다목적으로 이용하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바닷가 마을 해안에 부지를 조성해 심층수를 끌어올린 뒤 물고기와 해조류 양식,제조업 이용,에너지 활용 등에 골고루 이용한다는 것이다.

우선 섭씨 1~2도의 서늘한 물을 끌어 올려 곧바로 냉방에 이용할 계획이다.

천연 에어컨인 셈이다.

더운물과 찬물의 온도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계획도 추진하기로 했다.

일부는 장류와 두부 등을 생산하는 공장에 보낸다.

그 다음 수온을 적당하게 조절해 광어 우럭 노랑가자미 자주복 등의 고급 어종을 양식한다는 방안이다.

쓰고 난 심층수는 그냥 버리는 게 아니라 방류장치를 통해 한번 더 활용한다.

덥혀진 상태로 해조류 양식에 쓴다는 것이다.

또 워낙 깨끗한 물이어서 연안에 방류하면 해안 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양부는 오는 2006년까지 강원도 고성군 등 적합지역을 선정해 "심층수 활용 어촌"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05년까지 이 사업에 49억원의 예산을 투입키로 했다.

내년에 취수장치 개발에 착수해 2005년까지는 통합시스템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선진국의 사례=미국 일본 스웨덴 등 3개국이 이미 심층수를 산업자원으로 활용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미국 하와이 자연에너지 연구소(NELHA)는 하와이 일대에 7개의 심층수 취수시설을 개발해 수산물 양식과 건물냉방,온도차 발전 등에 쓰고 있다.

심층수 개발 사업으로 26개의 관련회사가 만들어 졌고 해당지역에 연간 3천만달러(약3백30억원)이상을 벌어주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 86년부터 고치현을 시작으로 토야마현 오키나와현 등 7곳에서 심층수를 끌어올려 사업화하고 있다.

해조류 양식과 음료 청주 된장 간장 등 식품제조에 이용하고 있다.

< 강창동 기자 cdkang@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