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산역에서 남구 달동으로 이어지는 삼산로는 울산의 "월가"로 불린다.

지난 80년대까지 만해도 보잘것없는 논밭이었던 삼산 들판이 울산 최대의 금융 증권 중심지로 변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요즘은 "돈을 벌려면 삼산로에 가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삼산로의 대변신은 지난 97년 현대백화점이 주리원 백화점을 인수하면서 시작된다.

같은해 롯데백화점이 이곳에 사업지를 선정하면서 삼산로는 울산의 유통중심지로 발전할 수있는 티켓을 거머쥔 셈이었다.

이들 백화점은 이일대의 교통흐름이 원활하고 주차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백화점이 들어서는데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활용했다.

울산에 가장 번화한 중심가였던 중구 구시가지가 극심한 교통난으로 고객들의 불편이 가중되자 은행들도 앞을 다퉈 백화점 주변으로 옮겨오기 시작했다.

삼산로는 울산역과 고속버스터미널 등 역세권의 중심에 위치해 있고 울산시청과 근접해 있는등 금융업무 중심지로서의 조건을 골고루 갖췄다.

이때문에 삼산로에 자리잡은 금융회사는 줄잡아 2백여개에 이른다.

이 일대가 울산의 월가로 부상하는데는 증권시장의 활황세가 큰 몫을 했다.

증시가 활기를 띠자 삼산로 일대에는 왠만한 증권회사는 2~3개씩의 지점을 두고있을 정도가 됐다.

터미널 부동산 이성우 컨설턴트는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자 이 일대는 증권정보를 얻기위해 회사원과 주부는 물론 학생들까지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자연스레 5년전만 해도 평당 2백만~3백만원에 거래되던 땅값이 최고 1천만원대까지 뛰었다.

필요한 주식동향과 사업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건전한 사교모임과 계모임도 이 일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급전을 빌려주는 파이낸스 업계와 식당 유흥주점 변호사 병원 세무사 등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삼산로 일대에서 하루 유통되는 현금만도 2조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금융 증권 보험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5천6백여명으로 중구 구시가지(2천2백명)의 2배가 넘는다.

금융시장이 발전하면서 자연히 소비산업을 중심으로한 상권도 형성되고 있다.

구시가지 상권이 갈수록 쇠퇴하자 신세대 젊은이들이 이곳으로 몰리고 있다.

음식점과 주점은 물론 DDR 등 오락업소와 재즈카페 등 n세대를 겨냥한 신업태가 줄기차게 들어서고 있다.

이곳은 유동인구가 많아 이제는 개점만 하면 떼돈을 번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무리한 투자를 했다가 낭패를 본 업체도 적지않다.

지난 96년 올림푸스백화점이 도산한데 이어 97년에는 주리원백화점이 현대백화점으로 넘어갔다.

지난해에는 모드니백화점의 부도사태로 이일대에 자리잡은 울산의 3대 향토백화점이 모두 문을 닫는 수모를 겪었다.

이 일대에 상권이 형성되기가 무섭게 건물이 마구잡이로 들어서 주차전쟁이 빚어지고 연약지반으로 인해 기초공사가 제대로 되지않은 건물에 금이가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삼산로는 이로 인해 한때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지는 불황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점은 지주들이 소형건물 위주로 건축물을 세우고 업주들도 도로변 주정차질서를 확립하는데 앞장서면서 해결되고 있다.

삼산로 일대의 상인들은 2001년말 백화점과 호텔 놀이시설 등을 갖춘 롯데월드의 완공을 계기로 다시한번 도약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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